남녀 시체 발견된 거미숲의 비밀 파헤쳐
거미숲(K 밤 11시05분)=한국방송 ‘토요명화’ 납량특선 3탄. 단편영화 <소풍>과 장편 데뷔작 <꽃섬>을 만든 송일곤 감독이 연출했다. 미스터리 스릴러물로, 현재와 과거, 대과거 등 여러 시제가 뒤섞인 채 실재와 환상이 혼재하는 독특한 구조가 흥미롭지만 흥행에는 실패했다.
<미스터리 극장>의 피디 강민(감우성)은 유령이 나온다는 ‘거미숲’에 관한 제보를 받고 취재를 떠난 다음날 상처를 크게 입은 채 발견된다. 혼수상태에서 14일 만에 깨어난 그는 거미숲에 두 사람의 시체가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강민의 친구 최형사(장현성)는 거미숲에서 부패된 남·여 두 구의 주검을 발견한다. 하지만 죽은 여자와 강민의 내연 관계가 밝혀지면서 강민은 오히려 유력한 살인 용의자로 떠오른다.
영화 속에서 강민과 최형사는 진범을 잡기 위해 강민의 알리바이를 되짚고 거미숲의 비밀을 파헤친다. 하지만 감독은 누가 죽였는가보다 왜 죽였는가에 몰두하는 듯 망 각과 기억, 그리고 구원의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1인2역을 맡은 ‘묘령의 여성’ 서정의 연기도 주목할 만하다. 19살 이상 시청가.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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