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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수목드라마 ‘불꽃 대전’…변칙편성에 감정싸움 비화

등록 2013-02-18 11:52수정 2013-02-18 19:00

위부터 <에스비에스>(SBS)의 <그 겨울, 바람이 분다>, <한국방송>(KBS) 2의 <아이리스2>, <문화방송>(MBC)의 <7급 공무원>. 각 방송사 제공
위부터 <에스비에스>(SBS)의 <그 겨울, 바람이 분다>, <한국방송>(KBS) 2의 <아이리스2>, <문화방송>(MBC)의 <7급 공무원>. 각 방송사 제공
SBS ‘그 겨울…’ 1·2회 연속 방송에
KBS2 ‘아이리스2’ 첫회 뒤 영화편성
MBC ‘7급 공무원’은 72분 룰 파기
서로 네 탓 공방…시청률은 엇비슷
1·2회 연속 방송, 1~3회 연속 재방송, 맞불 편성 논란, 방송 시간 초과 시비까지.

지난주 시작된 지상파 방송 3사의 ‘수목 드라마 대전’에서 불과 며칠 새 벌어진 일들이다. 대작들을 포진시킨 방송사들이 실리와 명예를 걸고 벌이는 ‘드라마 전쟁’은 드라마 만큼이나 드라마틱하다.

<에스비에스>(SBS)는 17일, 13·14일에 방송된 <그 겨울, 바람이 분다>(그 겨울) 1~3회를 한꺼번에 재방송하는 이례적 편성을 했다. 두 회를 재방송하는 경우는 많지만 3시간 넘게 3회 분량을 재방송한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에스비에스는 “파격 편성”이라고 스스로 표현하면서 “1~3회 연속 재방송으로 1위 굳히기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조인성·송혜교를 앞세운 <그 겨울>은 첫날인 13일부터 1·2회를 연속 방송해 ‘드라마 대전’의 포문을 연 바 있다. 또 17일 오후 <에스비에스 인기가요>에 슈퍼주니어의 예성이 나와 <그 겨울> 영상을 배경으로 드라마 오에스티 곡 ‘먹지’를 부르는 등 이 드라마에 대한 전방위 지원에 나서고 있다.

에스비에스가 두 번의 파격 편성 등으로 정면으로 겨눈 것은 같은 날 시작한 <한국방송>(KBS) 2텔레비전의 대작 <아이리스2>다. 에스비에스가 첫날부터 기선 제압에 나선 가운데, 한국방송은 <아이리스2> 첫 회에 이어 방영될 예정이던 <추적60분>을 빼고 영화 <고지전>을 편성했다. 한국방송은 “(에스비에스에 대한) 대응 편성이 아니다”라고 밝혔지만, 방송가에서는 에스비에스의 변칙적 편성에 맞대응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전국언론노조 한국방송본부는 갑자기 편성을 바꾼 것은 “시사 프로그램의 신뢰를 깎아먹은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내 반발하기도 했다. 한국방송은 19일 제작진과의 기자간담회 일정을 잡는 등 에스비에스의 강공에 맞선 대응에 부심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첫 회가 방송되고 경쟁사들의 새 드라마들과 맞붙게 된 <문화방송>(MBC)의 <7급 공무원>은 ‘72분 룰’ 위반 시비에 휘말렸다. ‘72분 룰’이란 드라마 회당 방송 시간을 72분 이내로 제한하자는 것으로, 2008년 방송 3사 드라마 국장들이 만든 자율 규제안이다. 방송가에서는 드라마 분량은 1~2분만 늘려도 시청률에 미치는 영향이 커 ‘신사협정’이 필요했다고 말한다. 한국방송 관계자는 “<7급 공무원>은 대작 두 편이 첫 방송을 한 13일 74분, 14일에는 73분간 방송해 ‘72분 룰’을 깼다”고 말했다. 문화방송 쪽은 “급히 촬영하고 편집하느라 불가피했다”며 한국방송에 사전 양해를 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감정 싸움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방송은 경쟁사들이 변칙 편성을 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강현 한국방송 드라마국장은 “(문화방송이) 첫날은 방송 시작 30분 전쯤 문자를 보내 양해를 구했지만, 둘째 날은 이마저도 없었다. 한 차례 전화로 공식 항의했고, 다시 재발 방지 대책과 함께 공식 사과를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문화방송의 72분 룰 위반과 에스비에스의 이상한 편성 문제를 3월 중 드라마 피디협회 총회에서 공론화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두 방송사도 심기가 불편하기는 마찬가지다. 에스비에스 관계자는 “(문화방송이) 왜 우리 쪽에는 사전 양해를 구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문화방송 관계자는 “에스비에스가 그렇게 큰 반칙(1·2회 연속 방송)을 해놓고 무슨 양해를 원하냐”고 말했다.

방송가에서는 전반적 시청률 하락 추세에서 ‘진검 승부’가 벌어지는 수목 드라마에 대작들을 배치한 방송사들의 신경이 날카로울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20부작인 <아이리스2>는 제작비가 170억원 들었고, 16부작인 <그 겨울>도 70억원가량 들었다. 이대영 문화방송 드라마국장은 “이렇게 대작들이 세게 맞붙은 것은 내 경험상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신경전 속에 시청률도 엎치락뒤치락해 ‘드라마 전쟁’은 더 달아오를 가능성이 있다. 시청률 조사 업체 닐슨코리아 조사에서 13일에는 <아이리스2>가 14.4%, <7급 공무원>이 12.7%, <그 겨울>은 11.3%를 기록했다. 그러나 첫날 꼴찌였던 <그 겨울>은 이튿날 12.4%로 <아이리스2>와 공동 1위를 기록하고 수도권 시청률은 13.8%로 단독 1위에 올라섰다.

음성원 기자 esw@hani.co.kr, 사진 각 방송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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