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서울 동교동의 한 건물 옥상에 선 배우 박신혜. 최근 출연작의 느낌이 남아 있는 듯 한층 성숙한 이미지였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영화·드라마 인기몰이 박신혜
절제된 감정연기로 호평
1000만 흥행배우라니요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데뷔 10년된 23살 지금
액션이나 정통멜로 욕심 드라마 <미남이시네요>나 <넌 내게 반했어>를 기억한다면 박신혜(23)의 요즘 모습이 조금 생소할 수도 있겠다. 최근 종영한 케이블 채널 <티브이엔>(tvN) 드라마 <이웃집 꽃미남>과 영화 <7번방의 선물> 속 박신혜는 밝고 풋풋했던 이미지를 벗고 차분하고 여성스러운 모습으로 변신에 성공했다. <이웃집 꽃미남>에서 박신혜가 연기한 주인공 고독미는 고교 시절 집단 따돌림을 당한 상처가 있는 은둔형 외톨이다. 고독미는 차분하고 정적인 인물이다. 박신혜는 출연자 다수가 과장된 코미디 연기를 보여준 <7번방의 선물>에서도 클라이맥스 때 절제된 연기를 펼쳐 감동을 극대화시켰다는 평을 받는다. 박신혜의 이미지 변신의 이면에는 데뷔 10년을 맞는 그의 고민이 있다. 그는 지금을 “성인으로서 다시 시작하는 단계”로 규정했다. 8일 서울 동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신혜는 “정형화되지 않은,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고 말했다. 박신혜에게 <이웃집 꽃미남>은 성인 연기자로 성장하는 발판이 됐다. “극중 인물들의 고민이 제가 갖고 있던 고민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어떤 한 구성원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사회에 뛰어든다는 데 대해 걱정이 많았거든요.” 그러면서 등장인물들 얘기를 꺼냈다. “웹툰을 그리고 싶은 열정은 크지만 재능이 부족한 오진락(김지훈), 유명세를 타고는 있지만 안티 팬들도 많은 엔리케 금(윤시윤), 막 사회에 나가려는데 사람들이 너무 무서워 웅크리고만 있는 고독미”의 사연이 모두 자신이 맞닥뜨린 고민과 다르지 않았다고 했다. 성인 연기자로서 자리매김을 해야 하는 그에게 고독미를 연기한 것은 앞으로의 인생에 대한 모의실험과도 같았다. “상대 배우들과의 감정 교류에도 더 적극적일 수 있게 됐다”고도 했다. 또 “차분하고 정적인 연기를 하면서 호흡이 단단해지고, 발음 같은 ‘디테일’에도 신경쓰게 돼 연기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웃집 꽃미남> 촬영중 개봉한 <7번방의 선물>은 그에게도 “선물”이었다. 박신혜는 1000만 이상의 관객을 모은 영화에 출연한 사실만으로도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출연 분량이 많지 않아 그런지 ‘1000만 흥행 배우’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몸둘 바를 모르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분량과는 관계없이 많은 관객들이 박신혜의 연기에 감동했다. 특히 사법연수원생이 된 딸 예승(박신혜)이 살인죄를 뒤집어쓰고 법정에 나온 아버지 용구(류승룡)를 감싸안는 대목은 명장면으로 꼽힌다. 그는 용구가 어린 예승이를 안고 걸어가는 장면을 보며 감정을 잡았다고 했다. “그 장면만으로도 모든 상황이 이해가 갔어요. (성장한 예승이는) 아빠의 그 사랑을 알리고 싶었던 거예요. 이제 더이상 아빠를 안아볼 수 없는 거잖아요.” 이렇게 말하는 그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박신혜가 출연한 드라마와 영화에는 공통점이 있다. <이웃집 꽃미남>이 이웃과 공동체의 따뜻한 정을 말했다면, <7번방의 선물>은 뜨거운 가족애를 담고 있다. 봉사와 기부, 소외된 이웃에 대한 따뜻한 관심은 박신혜를 설명하는 열쇳말이기도 하다. 그는 오드리 헵번을 존경한다는데, “대스타이면서도 소외된 사람들을 잊지 않고 봉사하는 인간적인 면모가 좋다”고했다. 박신혜는 그런 관점에서 작품을 선택할 때마다 “무엇을 전달하고 싶은 내용인지 생각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2003년 이승환의 뮤직비디오 ‘꽃’으로 데뷔한 박신혜는 같은 해 드라마 <천국의 계단>에서 최지우의 아역으로 등장해 주목받았다. 2009년 장근석과 출연한 <미남이시네요>를 통해 한류 스타로 성장했다. 올해 데뷔 10년을 맞아 국내 여배우로서는 최초로 아시아 여러 나라 팬들을 만나는 투어에 나선다. “데뷔 10주년을 기념하면서 외국 팬들과도 가까워지고 싶었어요. 지금은 드라마 <미남이시네요>와 <넌 내게 반했어>, <이웃집 꽃미남>도 있고,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도 있어 많은 것을 보여드릴 수 있잖아요.” 박신혜는 배우 생활 10년의 획을 긋는 이 아시아 투어를 마친 뒤 또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활동적이고 운동을 좋아하니까 한살이라도 어릴 때 액션 영화를 해보고 싶기도 하고 차분하게 정통 멜로를 해보고 싶은 욕심도 있다”고 말했다. 음성원 기자 esw@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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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 흥행배우라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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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이나 정통멜로 욕심 드라마 <미남이시네요>나 <넌 내게 반했어>를 기억한다면 박신혜(23)의 요즘 모습이 조금 생소할 수도 있겠다. 최근 종영한 케이블 채널 <티브이엔>(tvN) 드라마 <이웃집 꽃미남>과 영화 <7번방의 선물> 속 박신혜는 밝고 풋풋했던 이미지를 벗고 차분하고 여성스러운 모습으로 변신에 성공했다. <이웃집 꽃미남>에서 박신혜가 연기한 주인공 고독미는 고교 시절 집단 따돌림을 당한 상처가 있는 은둔형 외톨이다. 고독미는 차분하고 정적인 인물이다. 박신혜는 출연자 다수가 과장된 코미디 연기를 보여준 <7번방의 선물>에서도 클라이맥스 때 절제된 연기를 펼쳐 감동을 극대화시켰다는 평을 받는다. 박신혜의 이미지 변신의 이면에는 데뷔 10년을 맞는 그의 고민이 있다. 그는 지금을 “성인으로서 다시 시작하는 단계”로 규정했다. 8일 서울 동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신혜는 “정형화되지 않은,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고 말했다. 박신혜에게 <이웃집 꽃미남>은 성인 연기자로 성장하는 발판이 됐다. “극중 인물들의 고민이 제가 갖고 있던 고민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어떤 한 구성원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사회에 뛰어든다는 데 대해 걱정이 많았거든요.” 그러면서 등장인물들 얘기를 꺼냈다. “웹툰을 그리고 싶은 열정은 크지만 재능이 부족한 오진락(김지훈), 유명세를 타고는 있지만 안티 팬들도 많은 엔리케 금(윤시윤), 막 사회에 나가려는데 사람들이 너무 무서워 웅크리고만 있는 고독미”의 사연이 모두 자신이 맞닥뜨린 고민과 다르지 않았다고 했다. 성인 연기자로서 자리매김을 해야 하는 그에게 고독미를 연기한 것은 앞으로의 인생에 대한 모의실험과도 같았다. “상대 배우들과의 감정 교류에도 더 적극적일 수 있게 됐다”고도 했다. 또 “차분하고 정적인 연기를 하면서 호흡이 단단해지고, 발음 같은 ‘디테일’에도 신경쓰게 돼 연기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웃집 꽃미남> 촬영중 개봉한 <7번방의 선물>은 그에게도 “선물”이었다. 박신혜는 1000만 이상의 관객을 모은 영화에 출연한 사실만으로도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출연 분량이 많지 않아 그런지 ‘1000만 흥행 배우’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몸둘 바를 모르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분량과는 관계없이 많은 관객들이 박신혜의 연기에 감동했다. 특히 사법연수원생이 된 딸 예승(박신혜)이 살인죄를 뒤집어쓰고 법정에 나온 아버지 용구(류승룡)를 감싸안는 대목은 명장면으로 꼽힌다. 그는 용구가 어린 예승이를 안고 걸어가는 장면을 보며 감정을 잡았다고 했다. “그 장면만으로도 모든 상황이 이해가 갔어요. (성장한 예승이는) 아빠의 그 사랑을 알리고 싶었던 거예요. 이제 더이상 아빠를 안아볼 수 없는 거잖아요.” 이렇게 말하는 그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박신혜가 출연한 드라마와 영화에는 공통점이 있다. <이웃집 꽃미남>이 이웃과 공동체의 따뜻한 정을 말했다면, <7번방의 선물>은 뜨거운 가족애를 담고 있다. 봉사와 기부, 소외된 이웃에 대한 따뜻한 관심은 박신혜를 설명하는 열쇳말이기도 하다. 그는 오드리 헵번을 존경한다는데, “대스타이면서도 소외된 사람들을 잊지 않고 봉사하는 인간적인 면모가 좋다”고했다. 박신혜는 그런 관점에서 작품을 선택할 때마다 “무엇을 전달하고 싶은 내용인지 생각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2003년 이승환의 뮤직비디오 ‘꽃’으로 데뷔한 박신혜는 같은 해 드라마 <천국의 계단>에서 최지우의 아역으로 등장해 주목받았다. 2009년 장근석과 출연한 <미남이시네요>를 통해 한류 스타로 성장했다. 올해 데뷔 10년을 맞아 국내 여배우로서는 최초로 아시아 여러 나라 팬들을 만나는 투어에 나선다. “데뷔 10주년을 기념하면서 외국 팬들과도 가까워지고 싶었어요. 지금은 드라마 <미남이시네요>와 <넌 내게 반했어>, <이웃집 꽃미남>도 있고,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도 있어 많은 것을 보여드릴 수 있잖아요.” 박신혜는 배우 생활 10년의 획을 긋는 이 아시아 투어를 마친 뒤 또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활동적이고 운동을 좋아하니까 한살이라도 어릴 때 액션 영화를 해보고 싶기도 하고 차분하게 정통 멜로를 해보고 싶은 욕심도 있다”고 말했다. 음성원 기자 esw@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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