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논문표절로 학위 취소되자 백기
13일 임시이사회서 공식 표명 뜻
버팀목 잃은 김사장 거취 도마에
13일 임시이사회서 공식 표명 뜻
버팀목 잃은 김사장 거취 도마에
박사 논문 표절 사실이 드러나 사퇴 압박을 받아온 김재우(사진) 방송문화진흥회(<문화방송> 대주주·방문진) 이사장이 학위가 취소되자 결국 물러나기로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고려대 동문이면서 역시 같은 대학 동문인 김재철 문화방송(MBC) 사장을 비호해온 그가 사퇴하면서 김 사장의 거취 문제도 다시 떠오르고 있다.
김 이사장은 12일 최창영 방문진 사무처장을 통해 “이사장은 물론 이사직에서도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사무처장은 “김 이사장이 ‘13일 임시이사회를 소집하고 이 자리에서 공식적으로 사의를 표명하겠다’고 말했다. 임시이사회 직후 방송통신위원회에 이사장과 이사직 사퇴서도 제출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김 이사장의 사퇴는 이날 단국대가 박사 학위 논문 표절을 이유로 학위 취소를 통보한 게 직접적인 배경이 됐다.
김 이사장은 논문 표절 의혹으로 사퇴 압박을 받으면서도 7개월 동안 버텼다. 그는 의혹 제기 초기와 단국대의 예비조사 및 본조사 과정에서 거듭 사퇴 가능성을 내비쳤다가 말을 바꾼 바 있다. 단국대는 1월 “표절한 부분이 양적으로 방대하다”는 본조사 결과를 내놨고, 지난달 8일 김 이사장의 재심 신청마저 기각했다. 김 이사장은 이후 방문진의 여당 추천 이사들까지 이사회를 거부하며 사퇴를 요구했지만 버티다가 학위까지 취소당하자 ‘백기’를 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공공기관장 물갈이’ 발언을 한 이튿날 김 이사장이 사퇴 뜻을 밝혀 청와대의 의중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한 방문진 이사는 “청와대 입김이 있었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김 이사장이 ‘새 정권에 부담이 되지 않겠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이 비호해온 김재철 문화방송 사장의 거취도 새삼 주목된다. 김 사장은 지난해 문화방송 노조의 170일간의 파업과 여러 의혹 제기로 궁지에 몰렸지만 방문진에서 두 차례 해임안이 부결됐고, 파업 참가자들에 대한 보복성 인사를 해왔다. 문화방송 노조는 지난해 대선 전, 박근혜 대통령 쪽이 김 사장 문제의 ‘해결’을 약속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감사원은 지난달 문화방송과 김 사장에 대한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김 이사장에게 주의 조처를 내렸다.
문화방송 안팎에서는 김 사장의 입지가 흔들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통합당 쪽에서는 정부조직 개편 협상 과정에서 김 사장의 사퇴와 검찰 수사를 여야가 촉구한다는 조건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문화방송 노조 관계자는 “방통위가 김 이사장의 후임 이사로 누구를 선임하느냐에 따라 김 사장 거취에 대한 청와대의 생각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김 이사장이 물러났다고 김 사장도 사퇴할 것이라는 전망은 아직은 무리”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울남부지법 형사5단독 이상원 판사는 국회 국정감사와 청문회에 불출석한 혐의(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약식기소된 김 사장에게 벌금 800만원을 선고했다.
유선희 신승근 김규남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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