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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더 실감나게” 야구 TV중계 영상기술 경쟁 뜨겁다

등록 2013-03-25 20:02수정 2013-03-25 21:13

‘피칭캠’의 신기술로 변화구의 움직임이 생생하게 드러나고 있다. 엠비시스포츠+ 제공
‘피칭캠’의 신기술로 변화구의 움직임이 생생하게 드러나고 있다. 엠비시스포츠+ 제공
고속 슬로카메라로 보는 재미 높여
공 궤적 실시간 담는 피칭캠도 등장
피디 전문화 이어 장비 고급화 가속
나른한 저녁, 움직이기가 싫다. 하지만 프로야구는 보고 싶다. 소파에 누워 텔레비전 리모컨을 만지작댄다. 아쉽게도 오늘은 응원팀 경기가 없다. 올해부터 9개 구단 체제여서 반드시 한 팀은 쉰다. 채널을 이리저리 돌린다. ‘어떤 경기를 볼까?’ 고민하는 ‘유랑 시청자’를 붙잡기 위한 방송사들의 치열한 경쟁이 곧 시작된다. 스포츠 방송 최고 콘텐츠, 프로야구가 30일 개막하면서 시청자들은 지금껏 볼 수 없던 영상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프로야구 전 경기가 생중계된 것은 2008년부터다. 199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지상파와 함께 케이블 채널로는 <한국스포츠티브이>(현 SBS ESPN)가 유일하게 야구 중계를 했으나, 2001년 <케이비에스엔>(KBS N), 2005년 <엠비시 스포츠+>(MBC 스포츠+>가 뛰어들었다. 이때만 해도 하루 4경기 중 3경기만 중계되다가 2008년부터는 <엑스포츠>까지 끼어들며 야구 팬들은 모든 경기를 안방에서 시청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부터는 <엑스티엠>(XTM)이 기존 케이블 스포츠 방송 3사와 함께 중계에 나섰다. 경기 일정상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네 경기가 생중계되다 보니 자연스레 경쟁 체제가 형성되면서 장비와 콘텐츠 전문화로 이어진다. 프로야구 중계는 최고의 영상 기술 경연장이 된 것이다.

투구 궤적을 추적해 보여주는 ‘피칭캠.’ 엠비시스포츠+ 제공
투구 궤적을 추적해 보여주는 ‘피칭캠.’ 엠비시스포츠+ 제공
야구 중계에 동원되는 카메라는 보통 9~11대로 예전과 비슷하다. 하지만 장비의 고급화로 텔레비전으로 야구를 즐기는 맛은 점점 좋아지고 있다. 투수가 던진 공이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했는지를 보여주는 ‘에스(S) 존’이 중계에 도입됐다. 초고속 슬로카메라는 시청자도 세이프와 아웃을 쉽게 가릴 정도로 정밀한 영상을 제공해 심판들을 바짝 긴장하게 만든다.

특히 시속 150㎞를 넘나드는 투구 동영상은 중계 기술 발전의 백미다. <엠비시 스포츠+>가 독자적으로 개발해 지난해부터 사용하는 ‘피칭캠’은 화면에 투수가 던진 공의 움직임을 실사로 재현해준다. 올해에는 ‘피칭캠’ 영상에 공의 잔상이 그대로 남도록 해 투구 궤적을 더 분명하게 볼 수 있다. 스포츠 방송 사상 처음으로 특허 등록까지 마친 기술이다.

이석재 <엠비시 스포츠+> 피디는 “미국 프로야구도 공의 궤적을 실사로는 못 쫓아가는데, 새 기술은 세계 최초로 공의 잔상을 실사로 추적해준다. 포수 뒤 백네트에 무인카메라를 설치해 1초에 수십 장의 사진을 찍고 서버로 곧장 전송해 주는 원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슬라이더와 커브의 궤적이 화면에 그대로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중계 전쟁’은 경기 뒤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으로 이어진다. 2009년 <케이비에스 엔>이 처음 선보인 야구 매거진 프로그램 <아이러브 베이스볼>이 성공을 거두면서 2010년부터 <엠비시 스포츠+>는 <베이스볼투나잇 야>, 2011년부터 <에스비에스 이에스피엔>은 <베이스볼 에스>를 내보내고 있다. <엑스티엠>은 지난해부터 <베이스볼 워너비>를 편성하고 있다.

원년부터 30년 넘게 프로야구 해설을 해온 허구연 문화방송 해설위원은 “1982년 프로야구 출범 때 야구 중계는 실업야구 수준이었다. 하지만 야구 전문 피디가 생기고 카메라나 기술 등 모든 게 발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카메라가 잡는 그림을 따라가면서 해설을 해야 했다면, 요즘은 아나운서나 해설자가 얘기하면 카메라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해설자 입에서 ‘손시헌’이라는 말이 나오면 자연스럽게 손시헌(두산 베어스)을 잡아주는 식”이라고 말했다. 허 위원은 야구 중계 기술 경쟁을 스마트폰 경쟁에 빗대면서 “가만히 있으면 도태된다”고 말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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