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5촌 조카인 연예인 은지원이 <한국방송>(KBS) 2텔레비전 건강프로그램 ‘비타민’의 새 진행자(MC)로 발탁된 것을 두고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다.
발단은 한국방송이 지난 28일 약 10년간 진행을 맡아온 방송인 정은아씨가 하차하고 은지원, 개그맨 이휘재가 새로 진행을 맡는다고 밝히면서부터다. 한국방송은 29일 공식 보도자료를 내어 “비타민의 새로운 엠시로 은지원, 이휘재, 박은영 아나운서가 최종확정됐다”고 밝혔다. 한국방송은 봄 개편을 맞아 진행자를 재정비했다며 은지원에 대해 “1세대 아이돌 출신으로 ‘1박2일‘ ’위기탈출 넘버원‘에서 독특한 발상 등으로 탁월한 진행능력을 선보였다”고 소개했다.
한국방송 새노조는 즉각 반발했다. 새노조는 28일 성명을 통해 “녹화를 1시간여 앞두고 본부장과 국장에 의해 일방적으로 담당 피디한테 정은아씨 교체 사실이 전달됐다”고 주장했다. 새노조는 제작진이 교체 필요성을 언급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라며 “관제 개편을 통해 한국방송을 정권에 헌납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민주당도 29일 논평에서 “정권 코드 맞추기 개편”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또 “은지원씨가 이전부터 유명한 연예인이기는 하지만 자신의 신분이 ‘대중스타’에서 ‘대통령의 친인척’으로 바뀌었다는 점을 염두에 두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누리꾼들도 비판에 나섰다. 트위터 이용자 @sksv**은 “방송사들의 박근혜 대통령한테 잘 보이려는 행태를 보노라니 정말이지 눈꼴사나워 볼 수가 없네요. 은지원이 언제부터 그렇게 잘 나갔는지 참 궁금해집니다”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트위터 이용자 @joyro**은 “공영방송도 보험이 필요하다니 제정신은 아닌 듯. 권언유착이 얼마나 심각한 병폐를 만들어내는 우리는 알고 있다”며 비판했다.
더 큰 의혹이 있다고 생각하는 누리꾼들도 많다. @__ho**_은 “KBS MC 내정. 친박 평론가 고성국. 나경원. 선거운동 임백천. 박근혜 선거유세 은지원. 문재인 지지연설한 정혜신 박사가 출연한다는 이유로 쌍용차 다큐 방송 못나가게 했다. 그 후 방송되었지만 정혜신은 보이지 않았다. 공정하지 못한 방송은 언제나 권력을 향해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방송 새노조는 28일 성명에서 한국방송 제1라디오 ‘생방송 글로벌 대한민국’ 진행자로 고성국씨가 내정된 데 대해 “그는 지난 대선 때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강연을 하고 방송에선 야권후보를 비난한 실질적 ‘친박’ 인사”라고 주장한 바 있다.
개연성만으로 비난하는 것은 신중하지 못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트위터 이용자 @ryu82**은 “은지원도 엄연한 방송인입니다. 방송인이 대통령과 친인척 사이라는 사실만으로 방송을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됩니다”라고 썼다.
한편 은지원은 29일 방영된 <에스비에스> 예능 프로그램 ‘땡큐’에 출연해 박근혜 대통령과의 관계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방송에서 “세배를 드린 적도 없고 밖에서 뵙고 인사드렸다. 앞으로 행동을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유진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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