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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재발견? 언제 발견된 적 있었나요, 하하하

등록 2013-05-22 20:25

배우 이진욱
배우 이진욱
‘나인’서 연기 호평받은 배우 이진욱
극 분량 80% 홀로 소화하며 열연
“이 작품 통해 새로운 문 열었다”
한참을 드라마 결말에 대해 얘기했다. 그만큼 <티브이엔>(tvN) 월화극 <나인: 아홉 번의 시간여행>(<나인>) 결말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극 분량의 80%를 오롯이 혼자서 소화한 배우 이진욱(32·사진)은 어떻게 생각할까.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커피숍에서 만난 이진욱은 “어른 선우가 과거에 갇혀 죽었기 때문에 드라마는 비극”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시청자의 시선에 따라 생각하는 결말이 다 맞을 수 있다고 본다. 드라마를 관통하는 주제는 ‘매 순간을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중요하다’인 것 같다”고 열린 해석을 내놨다. 드라마에 대해 진지하게 얘기하는 모습에서 그가 두 달 동안 얼마나 극에 몰입했는지가 잘 드러났다.

‘이진욱’이라는 배우 이름 석자가 조금 낯선 것은, <에어시티>(2007년), <강적들>·<유리의 성>(이상 2008년), <스파이 명월>(2011년) 등 그동안 그가 출연했던 대부분의 지상파 드라마들이 시청자의 호응을 못 얻었기 때문일 것이다. 스스로도 “그 많은 작품을 했는데도 대중에게 기억되는 작품이 거의 없다. 대부분의 작품이 ‘쓴잔’이었다”고 말한다. <로맨스가 필요해 2012>나 <나인>을 통해 시청자에게 확실히 각인됐으나 케이블 드라마라는 한계가 있었다. “<나인>을 통해 이진욱을 재발견했다는 평이 많다”고 했더니, 그는 “언제 발견된 적이 있어야 ‘재발견’이죠”라며 웃었다. 이 남자, 참 겸손하고 솔직하다.

21일 밤 스페셜 방송까지 끝난 <나인>은 ‘타임슬립’(시간여행) 드라마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었다. 향을 매개체로 해 현재의 내가 온전히 20년 전 과거로 돌아가 허락된 시간(30분) 안에 과거를 바꾼다는 설정은 통속적이기는 하나 송재정 작가의 탄탄한 필력이 더해지면서 명품 드라마가 됐다. 과거를 바꾸는 바람에 연인 관계가 삼촌·조카 사이로 바뀌고, 현재에서 죽은 선우를 과거의 선우가 살려놓는 등 상상 이상의 반전이 펼쳐졌다. 이진욱은 “출연 섭외가 온 뒤 1~8부를 한 번에 다 읽었고, 다음 내용이 너무 궁금해서 무조건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타임슬립이라는 주제를 이렇게 완벽에 가깝게 드라마로 풀어낼 수 있을까 싶었다”고 했다.

이진욱은 <나인>에서 치열한 자동차 추격 장면을 비롯해 와이어에 몸을 맡긴 채 한강으로 뛰어내리는 연기까지도 소화했다. 그는 “거의 매 회가 드라마 엔딩 장면 같아서 다양한 감정을 쏟아내야 했는데, 촬영 스태프나 연기자들 모두 드라마에 대한 자부심이 컸기 때문에 버틸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19회 때 과거에 갇혀 죽어가던 현재의 선우가 어린 민영과 대화하던 장면을 최고로 꼽는다. 모든 감정이 응축된 눈물도 흘리는데, “가짜지만 진짜였다”고 눈물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진욱은 “<로맨스가 필요해>로 새로운 문을 발견했고, <나인>으로 그 문을 열었다. 이젠 문 뒤에 무엇이 있는지 참 궁금하다”고 했다. ‘문 뒤’가 궁금한 것은 비단 그뿐만은 아닐 것이다. 배우 이진욱의 미래로의 여행은 어쩌면 지금부터가 시작일지도 모른다.

글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사진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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