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제형(40·프레싱크 대표). 사진 온스타일 제공
케이블TV ‘겟 잇 스타일’ 진행
특정패션의 기원 발굴해 호평
특정패션의 기원 발굴해 호평
지난달 첫 시즌이 끝난 케이블채널 <온스타일>의 프로그램 ‘겟 잇 스타일’은 티셔츠, 화이트셔츠, 트렌치코트 같은 패션사에 길이 남을 기본 소재의 역사와 스타일링을 소개하면서 유행만 좇는 요즘 패션 정보 프로그램들 사이에서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호평을 얻었다. 이 프로그램에서 엠시이자 영상칼럼니스트로 등장한 오제형(40·프레싱크 대표·사진)씨는 ‘티셔츠의 기원은 겨드랑이 털을 가리기 위해서였다’ 같은 특정 패션의 기원을 발굴해, 복식사의 원형을 찾아내려는 요즘 패션 분석경향에 불을 붙였다.
“칼럼 제안은 제가 먼저 했어요. 자칫 무겁기만 할까봐 고심했고 동양복식사는 자료가 잘 없어 어려웠습니다. 패션은 사회경제적 요소와 밀접하게 관련돼있기 때문에 분석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데 큰 매력을 느꼈습니다.”
‘패션 브레인’이란 별명이 붙은 오씨는 최근 스타일리스트, 패션마케팅 홍보회사 대표로 이름을 날리고 있지만 원래 서강대 불문학과 출신의 인문학도였다. 어렸을 때부터 패션 디자이너인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패션에 관심이 많았고, 1998년 방송 리포터를 시작으로 패션 월간지 객원에디터, 일간지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해왔다. 영화 <여배우들>(2009)에서는 스타일리스트로 출연해 유창한 프랑스어실력을 뽐낸 바 있다. 지금은 한국 패션 브랜드를 홍콩이나 중국에 소개하는 마케팅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이 ‘스타일 강국’이잖아요. 우리나라에 훌륭한 디자이너들이 많이 생겨 정말 자랑스러워요. 소비자들도 몇년 전까지는 명품이나 수입품에 열광했지만 지금은 디자이너의 창의력과 가치를 인정하며 사입는 문화가 형성됐는데 그 자체가 무척 대단한 일입니다. 옷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있지 않고서 그 단계로 가기는 힘들거든요.”
그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높은 ‘스타일링 능력’을 만든 바탕에 ‘동대문 시장’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지금은 상당부분 스파(SPA)브랜드가 그 구실을 대신하고 있지만, 세계에서도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옷을 재빠르게 선보여온 패션 시장 덕분에 고등학생부터 할머니까지 누구나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창조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한국 패션은 지금 ‘어떤 브랜드냐’가 아니라 ‘어떻게 스타일링하느냐’가 더 중요한 문화로 자리잡았다”고 그는 설명했다.
“앞으로 관습을 깨는 종합적인 스타일링 문화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어요. 패션을 나라밖으로 내보낼 때 중요한 건 디자이너뿐만 아니거든요. 스타일리스트, 패션사진가, 패션미디어 등 한국의 좋은 자원들을 잘 아울러 부족한 점을 채워주는 역할을 하고싶습니다.” 글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사진 온스타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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