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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방송사 응답하라, JYJ 출연 왜 막나

등록 2013-08-01 19:40

서정민의 음악다방
이건 누굴 편들고 안 들고 하는 차원이 아니다. 그야말로 상식을 토대로 말하려고 한다. 남성 3인조 그룹 제이와이제이(JYJ)에 대한 얘기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24일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 등이 제이와이제이의 연예활동을 방해한 행위가 인정된다며 시정명령을 부과했다고 발표했다. 제이와이제이는 에스엠 소속 아이돌 그룹 동방신기 출신의 김재중·박유천·김준수가 2009년 결성한 그룹이다. 이들은 당시 에스엠과 맺은 전속계약이 지나치게 장기간(13년)이고 수익 분배가 과도하게 기획사에 유리하게 돼 있는 등 불공정하다며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내고 동방신기를 탈퇴했다. 가처분신청은 일단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에스엠과 제이와이제이의 본격적인 법정 다툼은 지루하게 이어졌다.

제이와이제이는 2010년 1집 앨범을 발표했다. 그러자 에스엠은 제이와이제이의 방송 섭외·출연 등의 자제를 요청하는 공문을 방송사, 음반사, 음원유통사 등 26개 관련 사업자에게 보냈다. 강제력 없는 이 공문이 얼마나 실효성을 발휘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결과적으로 제이와이제이는 지상파는 물론 케이블 방송 음악·예능 프로그램에도 전혀 출연하지 못했다. 박유천 등이 배우로 드라마에 출연한 게 전부다.

기자들은 방송사 피디들에게 이유를 물었다. 처음에는 “(전) 소속사와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는 가수를 출연시키는 건 논란을 부를 수 있다”는 대답이 나왔다. 하지만 이런 이유로는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판단에선지 이후에는 뚜렷한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 대신 “일부러 출연시키지 않는 게 아니다. 그저 여건이 안 맞기 때문”이라는 두루뭉술한 말들만 오갔다. 제이와이제이와 에스엠의 법적 분쟁은 지난해 11월 조정합의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방송에 부름받지 못하는 현실이 달라지진 않았다.

백번 양보해 출연자 섭외야 피디 재량이라고 치자. 음원·음반 판매량 등을 집계해 반영하는 가요 순위 프로그램이나 연말 가요 시상식에서 제이와이제이가 후보에도 못 오르는 건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김준수가 최근 발표한 솔로 2집 앨범은 선주문만으로 10만장 넘게 팔렸다. 출시 첫날 음원 차트 10위권 안에 들었다. 하지만 가요 순위 프로그램에서는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공정위의 시정명령에 대해 에스엠은 “(제이와이제이에 대해) 방해 행위를 한 사실이 없는데도 이런 결정이 나와 유감스럽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에스엠이 방송사에 압력을 넣어 제이와이제이 출연을 막는 것 아니냐”는 항간의 소문을 부인한 것이다. 에스엠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제이와이제이의 출연 여부는 순전히 방송사의 의지에 달린 셈이다.

제이와이제이 관련 기사에 늘 달리는 댓글이 있다. “제이와이제이를 방송에서 보고 싶다”는 것이다. 이를 염원하는 시청자들이 국내에만 수백만명이다. 심지어 외국 팬들도 지지 메시지를 보낸다. 각 방송사 가요 프로그램 인터넷 게시판에는 최근 김준수의 무대를 보고 싶다는 글이 수백건씩 올라오고 있다. 정부기관인 공정위까지 “불공정한 상황을 시정하라”고 나선 마당이다. 적어도 공영방송인 <한국방송>(KBS)은 응답해야 한다. 방송사들이 눈치를 살펴야 할 대상은 수많은 가수·연기자·개그맨을 거느린 에스엠이 아니라 시청자들이어야 한다. 시청자 무서운 줄 알아야 한다.

서정민 문화부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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