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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심장이 쫄깃’ 댓글 보고
악역연기 제대로 했구나 싶어

등록 2013-08-06 09:01

‘말하면 죽일거다’ 대사 패러디
슬슬 피하는 사람 보면 재밌어
다음 드라마에도 악역 맡아요
“기사 못 쓰면 죽일 거다. 읽는 사람도 죽일 거다.”

흡사 그리 말할 것도 같다. 1일 종영된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스비에스)의 살인마 민준국이라면 말이다. 그의 대사 “말하면 죽일 거다”는, “편집하면 죽일 거다”(<개그콘서트>)라든가, “알바 안 시켜주면 죽일 거다”(<코미디빅리그>) 식으로 유행어가 됐다. 그만큼 캐릭터도 대사도 강렬했다는 뜻일 게다.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화동 커피숍에서 만난 정웅인(42)의 표정은 드라마와 캐릭터의 호응도만큼이나 아주 밝았다. 정웅인은 “아내가 기사 댓글들을 보내주는데, ‘심장이 쫄깃해’ 등등의 표현이 많았다. 상당히 자극적인데도 마음에 확 와닿았고, 연기력으로 인정받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영화 <전설의 주먹> 때부터 악역에 대한 목마름까지 있던 터라 뿌듯한 마음이 더 컸다. 시트콤 <세 친구>, 드라마 <오작교 형제들>, 그리고 영화 <두사부일체>등에서 코믹·휴먼 연기만 보여왔던 터라 더욱 그랬다.

데뷔 17년 만에 악인다운 악인을 연기했지만 카메라 앞에서 눈빛과 표정 자체에는 힘을 주지 않았다. “죽일 거다” 등의 ‘센’ 대사 때문에 굳이 그렇게 연기하지 않아도 되겠다 싶었다. 대신 카메라 앵글을 따라가면서 눈을 약간 깔고 입꼬리를 살짝 올리는 모습으로 음산하고 오싹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영화 <케이프 피어>의 로버트 드니로 같은 분위기를 생각했다”고 한다. 정웅인과, 혜성의 엄마인 김해숙의 마지막 기 싸움은 <너목들> 최고의 장면 중 하나로도 꼽힌다. 그는 “장면을 찍고 나서 김해숙 선생님이 ‘야, 웅인이 좋다. 역시 배우야’라는 칭찬을 해주셨는데, 너무 기분이 좋았다”고 했다.

어둠 속에서 슬며시 튀어나오는, 그림자부터가 소름 끼치는 악역이라서 부작용도 있었다. “지하 주차장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이 슬슬 도망가고, 엘리베이터도 같이 안 타려고 닫힘 버튼을 막 누르는 게 보였다. 그런 반응들을 보면 재미가 있었다.” 아빠 드라마를 함께 보며 무서워하는 자신의 아이들에게는 “피는 설탕물이고, 쇠파이프도 사실 고무야”라며 안심시켜 주기도 했다. 둘째 소윤(5)이가 “수하는 왜 계속 아빠한테 반말해?”라고 물을 때는 적절한 답을 찾아주지 못했지만 말이다. 드라마를 끝낸 지금, 그는 슬리퍼를 질질 끌면서 세윤(7), 소윤이를 유치원·학원에 데려다주고 막내 다윤(15개월)이와는 한껏 놀아주는 ‘딸 바보’ 아빠로 돌아와 있다. 박수하처럼 마음을 읽는 초능력이 생기면 도통 모를 아내의 속마음을 읽고 싶단다. 딸들은 아빠 마음을 제발 읽어줬으면 좋겠고.

정웅인은 드라마 이름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다음에도 악역을 맡는다고 했다. “올해는 악역만 하자고 마음먹었고, 나쁜 놈이지만 극 전체로 보면 매력적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14일 방송되는 단막극 <해피! 로즈데이>(한국방송2)에서는 아내(소유진)와 함께 소소한 일상을 살다 꽃집 아가씨(원더걸스의 소희)에게 마음이 잠깐 흔들리는 배역을 맡았다. 여기서만 잠시 민준국과 180도 다른 모습이다. 그는 “원더걸스 팬들에게 욕만 먹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글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사진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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