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운전사가 바라본 베이징의 풍경
택시 운전자가 바라본 베이징의 풍경
아이 러브 베이징(교 밤 11시40분)=<즐거움을 위하여>(1992)와 <민경고사>(1995)로 낭뜨영화제와 토리노영화제 등 각종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했던 중국 닝 잉 감독의 2000년 연출작으로 베를린영화제에 초청됐다.
데지(유 레이)는 플레이보이 기질이 다분한 베이징의 택시 운전사다. 여성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은 자유로운 직업에 만족하지만 여성들과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황폐해져 간다. 카메라는 그 과정과 일상을 담담하게 지켜보며, 베이징의 변화하는 모습들도 데지가 운전하는 택시의 차창 밖으로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감독 스스로 “<행운을 위하여>(1993)와 <민경고사>를 잇는 베이징 3부작”이라고 밝혔듯이, <아이 러브 베이징>은 택시 운전사 데지에 관한 드라마라기보다는 베이징이라는 도시와 그 안에 사는 사람들에 관한 다큐멘터리에 가깝다. 당대 중국 감독들의 심각한 사회관과는 거리가 멀지만, 이 영화를 통해 포스트 마오쩌둥 시대 인민들의 불확실한 미래를 엿볼 수 있다. 15살 이상 시청가.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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