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방송·연예

‘야누스’ 한지혜 “이제야 연기가 직업 된 것 같아”

등록 2013-09-26 09:06수정 2013-09-26 09:51

최근 끝난 ‘금나와라 뚝딱’서
일란성 쌍둥이 1인 2역 호평
“처음엔 잠 못잘 정도로 부담
분장 바꾸는 데만 50분 걸려
재충전 위해 20일 유럽여행”

통통한 볼에 깻잎 머리를 하고 벙어리장갑을 꼈더랬다. <낭랑 18세>(2004년) 때 스물한살의 한지혜가 그랬다. 2013년, 서른살 한지혜는 최근 종영한 <금 나와라 뚝딱>(<금뚝>·문화방송)에서 짙은 아이라인에 새빨간 립스틱을 발랐다. 마치 20대의 한지혜에게 안녕을 고하는 듯했다.

한지혜는 <금뚝>에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판이한 몽희·유나 일란성 쌍둥이를 연기했다. 가진 것은 없으나 마음만은 부자인 몽희는 한지혜가 앞서 연기한 해주(<메이퀸>)나 정숙(<낭랑 18세>)과 비슷했다. 하지만 미국 재벌가로 입양돼 부유하지만 마음은 가난한 유나는, 한지혜가 그동안 연기했던 캔디형 캐릭터와 달랐다. 화려하고 도도했으며, 때로는 안하무인에 가까웠다. 둘이 너무 달라 다른 사람이 연기하는 것으로 착각한 시청자들도 더러 있었다. 오죽하면 한지혜의 시아버지조차 한지혜와 똑같은 모습을 한 연기자가 유나를 연기하는 줄 알았을까. 그만큼 한지혜의 변신은 놀라웠다. 드라마는 막장 논란에 시달렸지만 한지혜의 연기에는 느낌표(!)가 붙은 이유다.

최근 서울 압구정동에서 한 인터뷰에서 한지혜는 1인 2역에 대한 물음에 이렇게 답했다. “캐스팅 1주일 만에 촬영을 해서 부담 때문에 초반에는 잠도 못 잤다. 3시간 자면 많이 잔 거였고,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캐릭터를 분석했다. 둘 모두 살아 움직이는 캐릭터로 만들고 싶은 욕심이 많았다. 웃으면 너무 착해 보여서 일부러 유나 때는 웃지 않으면서 팜 파탈처럼 보이려고 했고, 몽희 때는 다 빼고 무조건 담백하게만 가려고 했다. 대본을 받으면 몽희 부분을 다 읽고 처음으로 돌아가서 유나 부분을 읽었는데, 언젠가는 유나 말투로 몽희 대사를 읽고 있어서 다시 돌아가 읽기도 했다.”

극 초반에는 둘이 겹치는 장면이 거의 없었지만 뒤로 갈수록 두 ‘한지혜’가 한 화면에 담기는 횟수가 늘었다. 일단 몽희 장면을 찍고, 다음에 같은 구도로 유나 장면을 찍는 작업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분장을 바꾸는 데만 50분이 소요됐다. 한지혜는 “둘이 겹치는 신을 찍을 때마다 보통 3시간이 걸렸다. 촬영 마지막 3일을 남겨놓고 대본을 받았는데 세차례나 장소를 바꿔가며 겹치는 신을 찍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숨이 턱 막혀서 새벽에 엄청 울었다”고 했다. 원래는 몽희처럼 많이 참는 성격인데, 촬영 중에 신경이 너무 예민해져서 유나처럼 주변 사람들에게 화를 내기도 했단다.

<메이퀸>부터 <금뚝>까지 시청률 20% 이상을 책임지면서 ‘주말극 퀸’으로 등극한 터. 비슷한 또래인 황정음·신민아·윤은혜 등과 비교해 확실히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제야 연기가 평생 직업이 된 것 같고, 정말 내 드라마라는 생각도 든다. 앞으로 프로페셔널한 배우가 되고 싶다.”

한지혜는 곧 친구 두 명과 20일간 유럽 여행을 떠난다. 한참 <금뚝>을 촬영하던 여름에 친구들과 열흘간 뉴질랜드 여행을 다녀온 남편에게서 얻어낸 자유다. “런던·파리·바르셀로나 등을 가는데, 여러 볼거리와 다양한 경험을 통해 나를 채우고 돌아오고 싶다.” 20대의 한지혜는 밝고 씩씩한 ‘몽희’ 같았다. 30대의 한지혜는 속까지 꽉 채운 ‘유나’ 같지 않을까?

글·사진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