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싱9’ 우승팀 레드윙즈의 리허설 장면. 사진 엠넷 제공
우승팀 ‘레드윙즈’의 춤꾼 9명
다음달 1~3일 공연 앞 맹연습
전석 매진…최고의 무대 별러
다음달 1~3일 공연 앞 맹연습
전석 매진…최고의 무대 별러
“다양한 장르가 모여 한 장르를 만드는 게 쉽지 않은데, 정말 대단한 일을 한 거예요.”
짙은 아이라인과 새빨간 립스틱을 지운 안무가 우현영(42)의 말이다. 국내 최초 춤 오디션 <댄싱 9>(엠넷)에서 그는 ‘블루아이’에 맞선 ‘레드윙즈’의 마스터로 활약했다. 지금은 안무가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와 ‘댄싱9 갈라쇼-끝나지 않은 춤의 전쟁’ 공연(11월1~3일·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을 위해 ‘레드윙즈’를 돕고 있다. “공연계 어른들이 그동안 두려워서 못하던 것을 이들이 최초로 해냈어요. 무용계의 보석 같은 존재들이죠.” 그의 시선이 머문 곳에 9명의 춤꾼들이 서 있었다. <댄싱9> 우승 팀 ‘레드윙즈’다.
27일 서울 종로구의 한 연습실. 경연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난 춤꾼 9명의 표정은 밝았고, 장난기도 넘쳐났다. 발레(이루다)·현대무용(이선태·류진욱·남진현)·댄스스포츠(김홍인·소문정)·스트리트댄스(하휘동·서영모·여은지) 등 이질적 장르의 춤을 추던 그들은 <댄싱9>으로 하나 된 춤 장르를 구현해냈다. “고지식한 개념이 많이 무너졌어요. 춤이란 게 진짜 하나구나 느꼈죠.”(이선태) “장르가 다양하지만 같은 춤이고, 같은 카테고리 안에서 공통점을 찾아가는 게 즐거웠던 것 같아요.”(남진현)
<댄싱9>은 9명의 마스터가 9단계 과정을 거쳐 각각 9명의 춤꾼들을 선발한 뒤 팀 대결로 경연이 이뤄졌다. 한명씩 자신의 장르를 선보인 게 아니라 둘 혹은 셋이 짝을 이뤄 자기 고유의 장르를 버린 채 하나 된 장르를 준비했던 터라 서로를 몰랐던 처음에는 삐걱대기도 했다. 생방송 1주차 때 남진현(23)과 짝을 이뤄 ‘라이징 선’ 무대를 선보인 하휘동(34)은 “연습 끝나고 합숙소 와서도 진현이가 계속 작품 얘기를 해서 그만하라고 한 적이 있다”며 첫 생방송 대결을 돌아봤다. 팀 막내 소문정(17)은 “내가 팀에 피해가 되는 것 같은 느낌이 있었다. 2차 탈락자로 은지 언니가 정해졌을 때는 ‘그럼 스트리트댄스는 누가 하지?’ 하는 마음에 내가 살아남은 게 짜증 나기도 했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힘든 창작의 과정 속에 버팀목이 된 것은 “춤으로 하나 된 가족들”(이루다)이다. 이들은 생방송 전후로 한달 반 동안 경기도 파주에서 합숙을 했다. 음식은 서영모·이선태·류진욱이, 빨래는 이루다가, 화장실 청소는 남진현 등이 맡아 했다. 서영모(32)는 새벽에 일어나 동료들의 아침을 준비하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갈라쇼에서 이들은 방송 때 인기를 끈 ‘가지 마 가지 마’ 등 7개 작품, 그리고 세 차례 군무와 개성을 살린 개인 무대를 선보이게 된다. 여은지(21)는 방송에서는 못한 와킹(스트리트댄스의 종류)의 진수를 보여줄 계획이다. 류진욱은 “어제(26일) 리허설 보고 ‘와~’ 했다. 와킹이란 장르가 멋있다는 것을 처음 느꼈다”며 엄지를 세웠다. 생방송 1주차 ‘끝사랑’ 무대 이후 댄스스포츠와 비보잉만 보여준 현대무용 전공자 류진욱이나 장기인 스트리트댄스를 못 보여주고 탈락한 서영모 또한 갈라쇼를 단단히 벼르고 있다. 1~3일 네 차례 공연은 티켓 가격(5만5000~9만9000원)이 비싼 편인데도 전 좌석이 매진됐다. 으레 있는 초대권은 단 한 장도 없었다. <댄싱9>이 이룬 또 하나의 기적이다. 이루다(28)는 “극장으로 사람들을 오게 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기 때문에 티켓을 사고 오신 분들께 만족감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우현영 마스터는 “<댄싱9> 방송에 이어 갈라쇼 반응까지 본다면 (경직된) 공연예술계 어른들의 마음도 움직일 것”이라고 확신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사진 엠넷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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