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드라마 <무한동력>
교보생명 ‘러브 인 메모리’ 시작
죠스떡볶이 ‘매콤한 인생’ 등 봇물
10~15분 분량으로 젊은층과 소통
“소비자 패턴에 맞춘 맞춤 콘텐츠”
죠스떡볶이 ‘매콤한 인생’ 등 봇물
10~15분 분량으로 젊은층과 소통
“소비자 패턴에 맞춘 맞춤 콘텐츠”
시청률이 아닌 페이지뷰로 평가되는 드라마가 있다. 지상파나 케이블 채널에서는 볼 수 없다. 하지만 피시나 모바일 기기로 시청이 가능하다. 에스엔에스(SNS) 드라마, 웹드라마 등 온라인 기반 드라마가 그렇다.
스마트 기기의 보편화는 드라마 플랫폼의 다양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든 텔레비전 없이도 볼 수 있는 드라마가 속속 등장하는 것이다. 현재 임슬옹(2AM)·김슬기 주연의 <무한동력>(사진)과 성열(인피니트)·남지현(포미닛)·클라라가 출연하는 <러브포텐-순정의 시대> 등이 오로지 온라인을 통해서만 드라마 팬들을 찾아가고 있다. <20’s 스무살>(12월), <후유증>(내년 1월), <러브 인 메모리 시즌2>(내년 2~3월)도 줄줄이 방영 대기 중이다. 100% 사전 제작으로 완성도 높은 품질과 10~15분의 짧은 방영 시간을 무기로 젊은 세대를 끌어들이고 있다.
첫 테이프는 올 2월 <러브 인 메모리>가 끊었다. 정겨운·조윤희가 출연하고 교보생명이 기획한 <러브 인 메모리>는 교보생명 페이스북과 네이버캐스트 등을 통해 매회 10분씩 6부작으로 방영됐다. 이후 <매콤한 인생>(죠스떡볶이), <아직 헤어지지 못한 때>(커핀그루나루), <수호천사>(동양생명) 등 기업 문화 홍보를 밑바탕에 깐 콘텐츠들이 잇달아 나왔다. <무한동력>은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삼성이 기획·투자한 에스엔에스 드라마로, 장기 취업 준비생이 수십년간 무한동력 기관 개발에 매달리는 하숙집 주인아저씨를 통해 꿈과 희망의 의미를 깨닫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언뜻 ‘드라마 광고’(드라마타이즈) 형식을 닮았지만 드라마상에서 직접적으로 제품을 노출하지는 않는다.
<러브 인 메모리>와 <무한동력> 등을 제작한 아폴로픽쳐스의 박선재 팀장은 “기업들이 만드는 에스엔에스 드라마는 광고보다는 정보에 초점을 맞춘다. <러브 인 메모리>가 사랑·꿈·가족을, <무한동력>이 청춘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기업이 하나의 인격체가 돼 2030 세대와 에스엔에스 누리꾼들과 소통하는 새로운 방법”이라고 했다.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팀 곽호석 과장은 “열정락서(콘서트), 멘토링 프로그램(주제 강연) 등과 함께 극으로 표현한 젊은층 대상의 소통 프로그램으로 <무한동력>을 만들었다. 그룹 내외에서 참신하다는 평가를 듣는다”고 했다. 이번주에 종영하는 <무한동력>은 25일 현재 유튜브와 블로그 등을 통한 누적 조회 수가 400만건을 넘겼다.
12월 중순 온라인에 공개되는 <20’s 스무살>은 자체 케이블 채널들을 보유한 씨제이이앤엠(CJ E&M)이 만드는 모바일 드라마라 눈길을 끈다. 씨제이이앤엠 안미현 홍보 차장은 “소비자 패턴 변화에 맞춘 콘텐츠를 생산하기 위해 모바일 플랫폼을 처음 시도하고 있다. 시청자의 피드백을 보고 맞춤 콘텐츠를 생산할 것”이라고 했다.
이밖에도 중국에서 1000만 가까운 조회 수를 기록한 <방과후 복불복>을 만든 연예기획사 판타지오는 시즌2 제작을 기획중이다. <방과후 복불복>은 판타지오 소속 신인 연기자들을 출연시켜 얼굴을 알리는 데 성공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는 내년 1월 동명의 웹툰을 드라마화한 <후유증>을 선보일 예정이다.
<러브 인 메모리> 이후 다양한 장르의 웹·모바일·에스엔에스 드라마가 쏟아졌지만 아직까지는 실험 단계다. 수익 모델 역시 아직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박선재 팀장은 “화제작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시장은 점점 확대되리라고 본다. 2차 시장(온라인)에서 먼저 선보인 뒤 1차 시장(텔레비전)으로 역으로 진입하는 드라마가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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