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혁·엄정화의 로맨틱 코미디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M 밤 12시)=<우주소년 짱가> 주제가에서 제목을 따온 강석범 감독, 김주혁·엄정화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계급과 성격이 판이하게 다른 남녀가 한적한 바닷가 마을에서 만들어가는 로맨스가 자연스럽고 유쾌한 웃음을 선사한다.
‘설마’하고 냈던 사표가 수리돼 마음이 울적해진 부잣집 외동딸 출신 치과의사 혜진(엄정화). 그는 휴식차 내려갔던 인심좋은 바닷가 마을에 반해 덜컥 병원을 개업한다. 그리고 이곳에서 허우대 멀쩡하고 못하는 일이 없지만 하는 일도 없는 독특한 동네 반장 홍두식(김주혁)을 만난다. 혜진은 일당 5만원을 받고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나는’ 홍 반장에게 치를 떨지만, 사고와 시비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두 사람 사이에 로맨스가 싹튼다.
억지스러운 만남에서 비롯된 운명적인 사랑을 내세우지 않고 디테일한 캐릭터 묘사와 상황설정만으로 웃음을 유발하는 구성과 연출이 뛰어나다. 또 홍반장 역을 맡은 김주혁의 능청스럽고 곰살맞은 연기도 두고두고 산뜻한 여운을 남긴다. 12살 이상 시청가.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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