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대하사극 ‘정도전’ 4일 첫 방송
한·중·일 주먹 그린 ‘감격 시대’ 대기
MBC도 이방원·정도전 ‘파천황’ 준비
SBS ‘쓰리 데이즈’ 대통령 실종 다뤄
한·중·일 주먹 그린 ‘감격 시대’ 대기
MBC도 이방원·정도전 ‘파천황’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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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안방극장에는 ‘여풍’이 거셌다. 김혜수(<직장의 신>), 이보영(<너의 목소리가 들려>, 하지원(<기황후>), 고현정(<여왕의 교실>), 한지혜(<금 나와라 뚝딱>), 황정음(<비밀>) 등이 극의 무게중심이 됐다. 주원(<굿닥터>), 정우(<응답하라 1994>), 김우빈(<상속자들>) 등이 하반기에 꿈틀대기는 했으나 태풍같이 몰아친 ‘여풍’을 잠재우기에는 부족했다. 2014년은 어떨까? 일단 선 굵은 남자 이야기가 줄줄이 출격 대기 중이다.
포문은 <정도전>(사진)이 연다. 4일 첫 회가 방송되는 <정도전>(60부작 예정)은 <대왕의 꿈> 이후 6개월 만에 돌아온 <한국방송>(KBS) 1텔레비전 대하사극으로, 고려~조선 왕조 교체기에 새 왕조를 설계한 정도전의 이야기를 담는다. 조재현(정도전)·유동근(이성계)·박영규(이인임)·서인석(최영) 등 베테랑 연기자들이 대거 출연한다. <용의 눈물>에서 이방원 역을 한 유동근이 이번에는 이방원(안재모)의 아버지를 연기하는 게 이채롭다. 15일 첫 회가 방영되는 24부작 <감격시대: 투신의 탄생>(한국방송2)은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한·중·일 ‘주먹’들의 사랑과 우정을 그리는 판타지 누아르다. ‘투신’은 ‘싸움의 신’을 의미하며, 제작비가 150억원 이상 투입된 대작이다. 김현중·임수향·진세연·김갑수·정호빈·김성오·조동혁·박철민·유태웅 등이 출연한다. 2012년 한국방송 단막극 극본 공모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채승대 작가의 장편 데뷔작이다.
<문화방송>(MBC)도 이방원과 정도전의 치열한 권력 싸움을 소재로 한 월화 사극 <파천황>을 준비중이며, 한석규 등이 출연자 물망에 올라 있다. <선덕여왕>과 <뿌리 깊은 나무>를 함께 쓴 김영현·박상연 작가가 공동 집필하는데, 애초 <기황후> 후속으로 방영될 예정이었으나 <정도전>과 소재가 겹쳐 편성 시기를 고민중이다. <굿닥터>(한국방송2) 종영 직후 비슷한 의학 드라마인 <메디컬 탑팀>을 내보냈다가 시청률 참패를 당한 터라 <대장금2>를 먼저 내보내고 하반기 혹은 2015년 상반기에 방영하는 것도 고려되고 있다.
<에스비에스>(SBS)도 수목극 <별에서 온 그대> 이후 남성 캐릭터가 강한 <쓰리 데이즈>(2월 방영 예정)로 <감격시대: 투신의 탄생>에 맞불을 놓는다. <싸인>과 <유령>을 쓴 김은희 작가가 집필하는 <쓰리 데이즈>는 전용 별장으로 휴가를 떠난 대통령이 실종된 뒤 벌어지는 얘기를 담는다. 손현주가 사라진 대통령 이동휘로, 박유천이 이동휘를 찾아 헤매는 경호원 한태경으로 분한다. <쓰리 데이즈> 후속으로 편성된 <너희들은 포위됐다>도 20대 신입 경찰들의 이야기를 줄거리로 한다.
이밖에도 한국방송 2텔레비전 새 주말극 <참 좋은 시절>(2월 방영 예정)은 이서진·류승수·옥택연 등 형제들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에스비에스는 월화극 <따뜻한 말 한마디>의 후속으로 <신의 선물>(2월 방영 예정)과 천재 탈북 의사가 주인공인 <닥터 이방인>(4월 방영 예정)을 준비중이다. <닥터 이방인>도 극 흐름상 남자 연기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2013년에는 남자 배우들보다 여자 배우들이 일취월장한 모습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연기력을 선보이면서 남자 배우들이 상대적으로 주목을 못 받았다. 주 시청층인 여성들의 시각을 잡아야 하는데, 기존의 틀을 깨부순 남자 캐릭터가 등장해야만 관심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사진 한국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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