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새 사장 안광한씨
공정방송 훼손·노조원 징계 주도
<문화방송>(MBC) 새 사장으로 자회사인 엠비시플러스미디어의 안광한(54·사진) 사장이 선임됐다. 안 신임 사장은 김재철 전 사장의 최측근으로 불려와서 ‘공영방송을 망가뜨린 김재철 체제의 귀환’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화방송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는 21일 정기이사회에서 안광한 사장, 이진숙 워싱턴지사장, 최명길 인천총국 부국장 등 후보 3명을 면접한 뒤 표결을 통해 안 사장을 사장 내정자로 뽑았다. 이는 곧이어 열린 주주총회에서 확정됐다. 안 사장은 9명의 이사 가운데 여권 추천 이사들의 지지로 과반인 5표를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임기는 이날부터 3년간이다.
안 사장은 고려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1982년 문화방송 피디로 입사해 티브이편성부장, 편성국장, 편성본부장, 부사장을 역임했다. 길환영 <한국방송>(KBS) 사장 역시 피디 출신이어서 양대 공영방송 사장을 모두 피디 출신이 맡게 됐다.
안 사장은 김재철 전 사장 밑에서 부사장을 하다 지난해 3월 김 전 사장 사퇴 뒤에는 사장 직무대행을 맡았다. 편성본부장 때는 여러 시사프로그램 축소·폐지에 간여하고, 2012년 노조의 170일 파업이 끝난 뒤에는 노조원들 징계에 주도적 구실을 했다.
문화방송 안팎에서는 김 전 사장의 핵심 측근이었던 그가 사장이 돼 공정성 회복과 조직 갈등 해소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화방송은 김 전 사장 때 공정성이 크게 훼손됐다는 비판을 받았고, 2012년 파업과 관련해 7명이 해고당했다. 최근 해고·징계자들이 낸 징계무효 소송과 사쪽이 노조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파업의 책임은 경영진에 있다”는 취지의 판결이 나왔지만, 해직자들은 아직 일터로 돌아가지 못한 상태다. 문화방송 노조는 “박근혜 대통령이 내세웠던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등의 약속은 모조리 거짓이었다”며 사장 선임 결과에 반발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사진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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