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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드라마 책 홍보 5억 제안…제작사 "몰랐다"?

등록 2014-03-11 17:26

“홍보대행사가 한 일” 해명
‘해프닝’ 아닌 ‘구조적 문제’
오는 8월 방영될 에스비에스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의 제작사가 책을 홍보해주는 대가로 5억원의 제작지원금을 요구하는 제안서(▷ 관련기사)가 공개되자, 제작사는 11일 “홍보 대행사가 한 일일 뿐 제작사는 몰랐다”며 해명에 나섰다. 이는 <한겨레>의 취재 내용과 다르다.

‘수목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제작지원 제안서’는 38페이지 분량의 문서로 마지막 페이지에는 이 문서가 ‘드라마 제작사 GT프로덕션’이 만든 것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제작사 소속 담당자의 연락처도 표기되어 있다. 제작사의 해명대로 이 제안서가 제작사가 “모르는 일”이라면 제 3의 ‘대행사’가 출판사를 상대로 거짓말을 한 셈이 된다.

해당 제작사는 보도 전인 7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시크릿가든> 등에 나온 책이 크게 히트를 친 뒤 책 간접광고 시장이 형성돼 이렇게 출판사에 제안서를 보내는 방식이 일반화됐다”고 설명했다. 또 “오히려 돈을 안받고 책 표지를 노출하는 등 간접광고를 하면 방송 심의에 걸린다”며 “에스비에스의 경우 간접광고 비용이 회당 3000만원으로 정해져 있는데 이번 드라마의 경우 전회 간접광고를 포함하는데다 주인공의 직업까지 활용이 가능해 5억을 책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출판사의 요청에 따라 에피소드를 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작사 관계자가 지적했듯 이번 사태는 어쩌다 한 번 일어난 ‘해프닝’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에 가깝다. 드라마 외주 제작이 일반화된 방송 환경에서 제작사들이 이러한 간접광고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구조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다. 드라마 제작사만의 탓은 아니라는 것이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드라마 제작사는 적은 예산으로 작품을 만들면서 간접광고로 그 비용을 충당하느라 분주하지만 결국 그 이익은 방송사가 나눠 갖는다”며 “방송국이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간접광고로 거뒤들이는 수익이 정당한가에 대해 짚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도가 나간 뒤 이렇게 높은 가격의 홍보 제안에 응해 협상중인 출판사가 있다는 사실에 출판계는 술렁였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가격이 너무 높아 엄두를 못냈는데 협상 중이라는 출판사는 어떤 곳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또다른 출판사 대표는 “드라마와 출판사 사이의 간접광고 현실이 이렇다는 걸 확인하니 놀랍고 씁쓸하다”고 한숨 지었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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