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광복60돌 특집 3부작 ‘잊혀진 땅에서 부르는 노래’
‘고향을 그리며 부르던 노래는 60년 동안 계속되고 있다.’
식민지 조국이 해방됐지만, 영원한 이방인으로 살 수밖에 없는 재일동포. 그들은 왜 일본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까? 그들이 보낸 60년 세월은 우리에게 어떤 숙제를 던지고 있을까?
<기독교방송> 광복 60돌 특집 3부작 ‘잊혀진 땅에서 부르는 노래’(14, 16, 17일 오전 11시)는 일본 땅에서 해방을 맞고, 아직도 애타게 고향을 그리며 살고 있는 우리 동포들의 얘기를 다룬다.
1부 ‘가모가와 강가에 핀 진달래’에선 일본 사회의 최하층을 이루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재일동포들의 아픔을 그린다. 교토 중심부를 관통하는 가모가와 강가에 자리 잡은 ‘동구조’는 교토 0번지라 불린다.
가모가와 강둑에 얼기설기 판잣집을 짓고 ‘부락민’들과 섞여 살던 우리 동포들은, 일본이 1964년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갈 곳을 잃게 된다. 교토에 신칸센이 놓이면서, 가모가와 강가 판잣집들이 철거됐기 때문이다. 판자촌 철거 뒤, 일본인들은 교토시가 제공한 시영 아파트에 입주하게 되지만, 우리 동포들에게는 입주신청 자격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2부 ‘기억되지 않는 땅, 우토로’에선, 우토로의 과거와 현재를 통해 완결되지 않은 전후 보상, 그리고 전쟁 책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교토부 우지시에 위치한 작은 마을 우토로는40년대 초, 교토 비행장 건설에 동원된 재일동포들이 모여 살았던 곳이다. 잡풀로 우거져서 버려진 이 땅에, 재일동포들은 사람의 온기를 불어넣고 ‘6천평의 작은 조선’을 만들어가기 시작한다.
“여기는 숲도 우거지고 여시도 울고, 사람 사는 데가 아니었습니다. 한방에 남편과 가족이 있는 사람은 조맨한 집을 하나 주고, 혼자서 온 사람에게는 칸을 나눠서 살았습니다. 아침이고 점심이고 일만 했습니다.”(우토로 주민 황순례 할머니)
지금 우토로는 철거 위기를 맞고 있다. 땅 소유자였던 닛산차체(닛산 자동차의 하청업체)가 지난 87년 우토로 주민들 몰래 ‘서일본식산’이라는 회사에 땅을 팔아넘겨 언제 강제철거를 당할지 모를 처지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3부 ‘사라지는 사람들’에선 재일동포들의 법적 지위와 사회적 차별의 실태를 살펴보고, 우리 정부의 재외동포 정책의 현주소를 점검한다. 우리는 그동안 먹고 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같은 핏줄인 재일동포를 외면해 온 것은 아닐까? 총련계 재일동포 이무율씨는 이렇게 말한다. “제가 무섭고 힘든 것은, 언젠가 통일이 될 것인데, 그 날이 왔을 때 일본에 조선 사람이 안 남아 있으면 소용이 없다는 말입니다. 조선 사람이 있어야 통일이 의미가 있고 그러기 때문에 하루빨리 통일이 이룩돼야 한다고 절절히 느낍니다.” 프로그램을 제작한 소병철 <기독교방송> 피디는 “광복된 지 6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해결 실마리를 못 찾고 있는 재일동포들의 법적, 사회적 지위 문제를 보여주고 정부와 국민들의 관심을 이끌기 위해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취재를 끝내고 갈 때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배웅을 하며 안보일 때까지 손을 흔들었는데 ‘얼마나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쳤으면 그럴까’라는 생각에 가슴이 아팠다”고 덧붙였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3부 ‘사라지는 사람들’에선 재일동포들의 법적 지위와 사회적 차별의 실태를 살펴보고, 우리 정부의 재외동포 정책의 현주소를 점검한다. 우리는 그동안 먹고 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같은 핏줄인 재일동포를 외면해 온 것은 아닐까? 총련계 재일동포 이무율씨는 이렇게 말한다. “제가 무섭고 힘든 것은, 언젠가 통일이 될 것인데, 그 날이 왔을 때 일본에 조선 사람이 안 남아 있으면 소용이 없다는 말입니다. 조선 사람이 있어야 통일이 의미가 있고 그러기 때문에 하루빨리 통일이 이룩돼야 한다고 절절히 느낍니다.” 프로그램을 제작한 소병철 <기독교방송> 피디는 “광복된 지 6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해결 실마리를 못 찾고 있는 재일동포들의 법적, 사회적 지위 문제를 보여주고 정부와 국민들의 관심을 이끌기 위해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취재를 끝내고 갈 때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배웅을 하며 안보일 때까지 손을 흔들었는데 ‘얼마나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쳤으면 그럴까’라는 생각에 가슴이 아팠다”고 덧붙였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