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은경. 연합뉴스
8일 오후 서울 종로의 한 호텔에서 진행된 '내일도 칸타빌레' 제작발표회에서 연출을 맡은 한상우 PD는 "일본판 드라마는 거의 참고하지 않았다. 만화책을 기본으로 드라마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국 사람의 만화 해석은 일본 사람의 그것과는 감성이 다르리라고 생각한다. 우리 작품만의 다른 매력이 있을 것"이라면서 "부담보다는 즐기면서 찍으려고 한다. 현장에서 열심히 놀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내일도 칸타빌레'는 클래식 거장의 꿈을 키워가며 열정을 불태우는 청춘의 사랑과 성장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드라마, 영화로 제작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일본의 인기 만화 '노다메 칸타빌레'가 원작이다.
가상의 학교인 '한음 음악대학교'를 배경으로 지휘, 피아노, 바이올린, 팀파니, 오보에 등 각자 분야에 인생을 건 학생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오케스트라 공연에 연주자 간 조화가 필수이듯 여러 개성적 인물이 그리는 각각의 사연을 조화롭게 엮어내겠다는 계획이다.
우에노 주리가 분했던 일본판 드라마의 여주인공 노다메는 엉뚱하고도 발랄한 매력으로 신드롬을 일으키며 일본 안팎에서 큰 사랑을 받았다. 한국판 드라마화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누리꾼 사이에서 여주인공 캐스팅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국의 노다메 '설내일'은 영화 '수상한 그녀'에서 활약한 배우 심은경이 맡는다. 해녀 엄마와 조랑말을 키우는 아빠 사이에 태어난 '제주도의 딸'로 사차원적 정신세계를 소유한 트러블 메이커다.
하지만 거부하기 어려운 엉뚱 발랄한 묘한 매력을 지녔고 누구와도 비교 불가능한 독창적인 피아노 연주 솜씨도 있다.
심은경은 "어딘가 모르게 작품에 끌렸다. 스스로를 말릴 수 없어서 작품을 선택했다. 그 선택에 후회하지 않는다"면서 "심은경도 예쁘다는 것을 이번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워낙 주리 씨가 연기를 잘해서 굉장히 부담이 컸다. 촬영하면서 내가 잘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어 답답하기도 했고, 스스로 정체됐다는 생각에 촬영장 구석에서 울기도 했다"면서 "너무 고민하면 캐릭터에 진정으로 빠져들지 못하겠더라. 지금은 고민하기보다 다른 스태프, 배우들과 드라마를 즐기려고 한다"라고 고백했다.
세계적인 지휘자를 꿈꾸는 피아노과 3학년 차유진은 주원이 연기한다. 가정환경, 외모, 능력까지 '완벽한' 남자이지만 비행공포증이 있어 클래식의 본고장인 유럽에 가지도 못하는 신세다.
도도하고 까칠한 성격이지만 박애주의자이면서 뜻밖에 귀도 얇다. 어느날 술에 취한 상태에서 설내일을 만나 인연이 되면서 점차 내면의 변화를 겪는다.
주원은 "나도 음악을 좋아하다보니 지휘나 악기를 재미있게 연습하고 있다"면서 "이번 작품으로 클래식 붐이 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보였다.
그는 이어 "준비 과정에서 실제 오케스트라의 리허설 모습을 봤는데 '내가 왜 그동안 지휘자를 보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휘자를 보니 너무 재미있더라. 소름이 돋을 정도의 기운을 받았다"면서 "작품에서 음악에 취해 열정적으로 지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세계적인 지휘자이지만 실제로는 괴짜인 '감성변태' 마에스트로 프란츠 슈트레제만 역할은 배우 백윤식이 맡아 극중 지도자이자 현실 속 연기 선배로서 극의 중심을 잡는다.
백윤식은 "주원과 심은경 씨가 아주 귀엽게 잘 풀어가고 있다. 나도 그 덕을 보고 있다(웃음)"며 공을 후배들에게 돌렸다.
연주하는 콘트라베이스보다 체구가 작은 '열정 소녀' 최민희 역은 '응답하라1994'에서 활약한 가수 겸 배우 민도희가 맡았다. 설내일과 '궁상 시스터즈'를 이루는 '식탐녀'다.
민도희는 "악기를 처음 봤을 때 생각보다 커서 당황했다. 소리 내는 것도 힘들지만 열심히 힘줘서 연주해 웅장한 소리가 나오면 기분이 좋아진다"면서 "콘트라베이스와 저의 케미스트리(화학작용)를 기대해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여기에 음대 학장 송미나 역은 예지원이, 피아노과 교수 도강재와 안건성 역은 각각 이병준과 남궁연이 맡아 작품에 깊이를 더한다.
한상우 PD는 멜로에 방점이 찍히지 않겠냐는 우려에 대해 "찍는 저도 이 작품이 일반적인 한국 드라마와 다르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신선하면서도 낯선 기분"이라며 "'인물들이 다들 연애하고 음악 얘기는 안하지 않을까'라고 걱정하시는 부분은 안다. 하지만 원작 만화 자체가 그렇지 않다. 음악적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멜로는 양념으로만 사용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13일 밤 10시 처음 방송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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