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디수첩, 4일 진실공방 당사자 인터뷰 카메라 담아
‘그날 밤, 대구의 한 호텔 지하 술집에선 무슨 일이 있었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 10여명이 지난 22일 저녁 국정감사를 끝낸 뒤 대구의 한 호텔 술집에서 피감기관인 대구지검 간부들과 술자리를 벌였다. 사건이 일어난 지 10여일이 지난 지금, 술집 여주인에게 폭언을 하는 등 추태를 보인 당사자로 지목된 사람은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에서 정선태 대구지검 차장검사로 바뀌었다.
이것으로 그날 밤의 의혹이 다 풀린 것일까? 그렇지 않은 것 같다.
4일 밤 11시5분 방송되는 문화방송 <피디수첩>은 진실게임에서 생존게임으로, 다시 정치 공방으로 변질한 ‘대구 술자리 폭언’ 사건을 되짚어본다. 또 이번 사건을 통해 국회 스스로가 자정의 목소리를 높이지만 결정적인 순간 여전히 자기 식구 감싸기를 하는 모습과, 고소·고발·음모론으로 이어지는 구태의연한 우리 정치계의 단면도 보여준다.
‘대구 술집 폭언’ 파문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말은 서로 다르다. 마치 당사자들의 말이 묘하게 엇갈리는 일본 영화 <라쇼몽> 같이.
사건 피해자인 ㄹ바 현아무개 사장은 술자리의 성희롱과 폭언에 대해 왜 말을 바꿨을까? <피디수첩> 제작진은 최초 제보자로 알려졌으나 베일에 가려진 현 사장 친구 어머니를 포함해 당시 현장에 있었던 국회의원, 유일한 목격자인 이아무개 전무, 현 사장의 하소연을 들었던 오락실 사장,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의 측근으로 알려진 이아무개씨, 술집 종업원, 검찰 관계자 등을 만나 이들의 진실공방을 들어본다.
최초 제보자는 누구였을까? 현 사장은 술자리 사건 뒤 언론에 직접 제보한 적이 없으며 기자들이 찾아와 묻는 말에 답변을 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누가 최초로 이 사실을 제보한 것인가? 기자들은 열린우리당으로부터 이 사실을 들었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은 어떤 여성에게서 이 사실을 제보받고 기자들에게 알렸다고 한다. 성명서를 쓴 대구여성회 역시 여성 제보자로부터 이 사실을 들었다고 한다. 과연 최초의 제보자는 누구인가? 언론에 최초의 제보자로 알려진 현 사장 친구 어머니의 단독 촬영을 통해 그 사실 여부를 확인한다.
술값은 누가 냈을까? 국회의원들이 냈을까? 아니면 국회의원들이 검찰에게서 향응과 접대를 받았을까? 그날 주 의원의 술자리는 구내식당에서의 반주, 호텔에서 2차, 지하 술집에서 3차, 또 다른 호텔에서 4차 등 모두 4차례였다. 향응 접대 여부가 결정되는 술값 지불의 진실 공방을 들여다본다.
재보선을 앞둔 치밀한 정치공작인가? 주 의원은 이 모든 파문이 10·26 재보선을 앞둔 열린우리당의 음모라고 주장하며 자신과 현 사장, 이 전무와 통화한 내용을 담은 녹취록을 증거로 내놓았다. 이 녹취록에서, 이 전 수석의 측근 이씨가 사태를 확산시키라고 종용하며 압력을 넣었다고 말하고 있다. 당사자로 지목된 이씨는 자신이 이 수석의 후배 중 한 사람일 뿐이라며 외압설을 강력히 부인했다. 주 의원의 주장대로 이번 사건에 정말 열린우리당이 개입한 것인지 세간의 의혹을 <피디수첩>이 파헤친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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