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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방송으로 보는 박경리의 삶과 문학

등록 2005-10-11 18:00수정 2005-10-11 18:00

아리랑방송, ‘박경리’ 3부작…작가 삶과 ‘토지’ 집중조명
작가 박경리를 방송을 통해 보는 것은 쉽지 않다. 세상과 거리를 두고 있는 그가 방송에 나오는 것을 극도로 꺼리기 때문이다. 그의 목소리를 통해 문학과 삶, 근황을 듣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다면 아리랑국제방송의 다큐멘터리 〈박경리〉 3부작(사진)은 어떨까. 아쉽지만 지난 5일 첫 회가 나갔다. 하지만 12일과 19일 나머지 두 차례 방송이 남아 있다. 이 방송은 지난해 9월 마산 문화방송이 창사특집으로 방송했던 〈토지 완간 10주년 특별대담 작가 박경리〉에 영어 더빙과 자막을 입혀 만들었다. 지난해 11월 방송위원회의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으로 뽑히기도 했다.

1부에선 작가 박경리의 고향이자 그의 문학 모태인 통영의 문화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2부에서는 박경리 문학의 비극구조와 작가의 개인사, 그의 문학관, 예술관, 작품으로 이어지는 작가의 역사 및 세계관을 탐색한다. 3부에선 그의 대표작 〈토지〉에 녹아 있는 치열한 작가정신과 역사 인식, 생명사상, 그리고 이 시대를 사는 문학도를 향한 그의 고언을 들려준다.

작가 박경리가 살고 있는 강원도 원주시 토지문학관의 아침은 그의 노동으로 시작된다. 일흔 아홉, 고령의 작가는 손수 키운 고추를 앞마당에 널어 말린다. 단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20년 넘게 지어온 고추농사다. 매일 아침의 이 노동 역시 집필의 연장이라고 말한다. 25년에 걸쳐 원고지 4만여장을 채워 쓴 〈토지〉는 그의 이런 삶 속에서 나온 것이다.

박경리는 1945년 결혼으로 고향 통영을 떠났다. 사위 김지하를 옥바라지하는 딸을 위해 서울에서 다시 강원도 원주로 옮겼다. 원주에서 20여년 넘게 사는 동안 시내 한 번 나가지 않고 창작에 몰두해온 자신의 삶, 그리고 외동딸과 사위 김지하에 대한 속내를 털어놓는다.

〈토지〉로 한창 영광과 절정에 있을 때, 그는 세상과 스스로 고리를 끊었다. 그는 “그래야 내가 작품에 몰두할 수 있으니까”라는 말로 그때를 설명했다. 하지만 세상으로부터 스스로를 고립시켰던 〈토지〉 집필 기간이 끔찍한 고통의 시간이기도 했다는 회한도 풀어놓는다.

작가 박경리는 ‘동학’에 대해 긴 얘기를 펼친다. “토지를 어느 한 양반가의 몰락에 초점을 맞춘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내가 보기에는 오히려 동학세력의 흐름, 구한말에서부터 일제시대를 거치는 그 줄기를 더 강하게 맞추려고 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죠. 동학은 하나의 이념으로서 완성도가 굉장히 높거든요. 이 이념 아래 동학혁명이 일어난 것인데, 세계사적으로 상당히 기록할 만한 일이에요.”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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