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중기. 사진 한국방송 제공
드라마 ‘태양의 후예’ 주연 송중기
“사전제작이라 바쁘단 핑계 안 통해
욕심 많아 지금 보면 아쉬운 장면도
군국주의 비판? 일단 끝까지 봐달라”
“사전제작이라 바쁘단 핑계 안 통해
욕심 많아 지금 보면 아쉬운 장면도
군국주의 비판? 일단 끝까지 봐달라”
해맑은 이 남자의 주름을 보라. 송중기(31)가 남자가 되어 돌아왔다. 유행어는 ‘…이지 말입니다’의 군인 말투이고, 패러디 단골이 된 “(키스한 걸) 사과할까요 고백할까요”도 18금이다. ‘기승전송중기’ ‘결론은 송중기’라는 별명이 붙은 <태양의 후예>(한국방송2, 수·목 9시50분)의 주연 송중기를 16일 서울시 강남구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만났다.
‘중기앓이’가 새롭진 않다. 2012년 말 영화 <늑대소년> 흥행 돌풍의 원인으로 송중기의 해맑은 얼굴이 지목되었다. 2013년 육군 현역병으로 입대하고 지난해 제대했지만 신고식은 올 초로 미뤄졌다. <태양의 후예>가 전편 사전제작이어서다. 그의 입대를 배웅하며 아쉬워했던 ‘언니’들은 소년을 보내고 남자를 받았다. ‘소년’은 이마에 주름을 드리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남자가 되었다.
송중기는 질문에 ‘기승전작품’으로 답한다. 이미지도 캐릭터도 필요 없다. 작품이 결론이다. “이미지란 게 제 생각에는 대기업들이 1/4분기, 2/4분기 실적을 계획하는 것처럼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책(드라마 대본)이 좋으면 된다. 군대에 있을 때 작품을 하고 싶다는 갈증이 컸다. 하고 싶었던 작품을 못 하고 들어가기도 해서 군대에서도 계속 작품을 하고 싶었다. 캐릭터에 대한 갈증은 없고 작품에 대한 갈증은 있었다.”
<태양의 후예>가 100% 사전제작이라 지금은 집에서 모니터링을 하는 시청자와 비슷한 처지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연기에 대한 아쉬움이, 갈증이 깊다. “사전제작이기 때문에 시간이 없다거나 방송 내보내야 해서, 바빠서, 대사를 잘 못 외워서 같은 핑계가 통하지 않는다.” 욕심이 많아서 그런지 디테일하게는 이야기하면 끝도 없단다. “촬영하다 다친 채 찍었던 장면들이 있는데 제가 보면 아니까 아쉽더라.”
상대배우 강모연 역의 송혜교는 송중기가 연기하는 유시진과의 싱크로율이 80%라고 말했다. “(송중기가) 90%로 해달라고 하지만 80%는 비슷한 것 같다. (송중기가) 유시진보다는 말을 못하는 것 같고, 속은 유시진보다 깊다.”
드라마가 군국주의 요소를 띠고 있다는 논란에 대해, 그는 극중 유시진이 했을 법한 말을 한다. “다양한 의견 환영하는 바다. 그렇기 때문에 대중예술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이 다 좋아해도 매력이 없다. 주인공으로서 일단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방송을 끝까지 봐주시면 좋겠다. 비판을 받아들일 용의가 있지만 자신있다. 그다음에도 비판하실 게 있다면 개인적으로라도 인터뷰를 하겠다.”
유시진 대위처럼 살뜰하게 인터뷰를 했던 기자들의 이름을 콕 집어, “살쪘네요” 같은 농담도 했다. 하지만 유시진 대위처럼 “아참 ‘잘생긴’ 표현을 빠뜨렸다” 같은 닭살 대사는 못 하겠다며 웃었다. ‘차세대 한류 배우’로 기대를 모으는 데 대한 대답은 이렇다. “기사 보고 알고 중국에 사는 친구로부터 톡 오는 것 보고 그 정도 알고 있다. 하지만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정말로 모르겠고 혹시라도 더 많은 사랑을 받는다고 해도 저 자신은 별로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 스스로에게 다잡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회사 매출은 달라지겠지만.” 꽃미남 계보에 대해서도 준비해온 대답은 뚜렷하다. “감사하다. 하지만 2년 전에 그런 질문을 받았을 때 했던 말과 달라질 게 없다. 몇년 뒤의 대답도 비슷할 것이다. 꽃미남의 계보는 모르겠다. 말씀드리기가 민망하다. 달라진 건 없다.”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