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민 “코빅 하차하겠다”…페이스북서, ‘한부모 가정 조롱 개그’ 사과했지만…
유상무 “한부모 가정인 나 돌봐 준 건 단체 아닌 장동민” 옹호 발언…누리꾼 ‘부글’
유상무 “한부모 가정인 나 돌봐 준 건 단체 아닌 장동민” 옹호 발언…누리꾼 ‘부글’
개그맨 장동민씨가 ‘한부모 가정’ 자녀 조롱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장씨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 ( ▶ 바로 가기 ) 을 통해 “이번 일로 상처 입으시고 마음 상하신 분들께 고개 숙여 사과 드린다”며 “이번 일에 대해 책임을 지는 뜻으로 너무나도 사랑하고 아끼는 무대인 ‘코미디빅리그’를 하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장씨는 “이로 인해 많은 분들의 상처를 모두 씻을 수는 없겠지만 뉘우치는 마음이 조금이나마 전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장씨는 이어 “송구스럽지만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저를 믿고 함께 무대에 서며 따라줬던 후배 황제성군과 조현민군, 그리고 제가 코미디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tvN(티브이엔) 대표팀과 관계자 분께는 피해가 가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배 개그맨으로서, 그리고 무대를 꾸민 주인공으로서 제가 한번 더 생각하고 사려깊게 판단하지 못한 것과 이로 인해 많은 분들께 피해를 끼친 것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뉘우치고 있다”고 했다.
장씨는 지난 1일 방영된 ‘코미디빅리그’의 코너 ‘충청도의 힘’에서 극중 친구가 아버지가 사준 고가의 장난감을 자랑하자 “오늘 며칠이냐? 쟤네 아버지가 양육비 보냈나 보네”라는 대사를 하며 친구가 한부모 가정 자녀임을 강조하는 연기를 했다. 장씨는 또 동생으로 출연한 조현민씨와 “아휴 듣겄수. 쟤 땜에 갈라선 걸 동네 사람이 다 아는데 애 들어요”, “니는 얼마나 좋냐. 생일 때 선물을 양짝에서 받자녀. 이게 재테크여” 등의 대사를 주고받으며 한부모 자녀를 희화화했다.
이에 한부모 가정 구성원들의 권익을 위해 봉사하는 단체인 ‘차별 없는 가정을 위한 시민연합’은 지난 7일 장씨와 tvN 대표, 제작진 등을 서울 마포경찰서에 모욕 혐의로 고소했다.
(▶ 관련 기사 : 장동민, 한부모 가정 자녀 비하 개그로 ‘피소’)
하지만 동료 개그맨 유상무씨가 같은날 페이스북을 통해 장씨를 옹호하는 글을 올리면서 논란은 되레 확대됐다. 유씨는 “한부모 가정인 나와 세윤이가 힘들 때 돌봐주고 늘 함께해주고 사랑해준 건 그런 단체가 아니라 장동민 그 사람이었다”며 “부모님 이혼하시고 30년 만에 처음 알았네, 그런 단체가 있는 줄. 울 어머니 암 걸리시고 6평짜리 판잣집에서 살 때 좀 나타나 주시지”라고 말했다. 유씨는 이어 지난해 여름 한부모 가정 자녀들과 여행 간 사진을 올리며 “여행 가서 재밌게 놀고 서로 꿈에 대한 이야기도 깊이 나누고, 이때 스케줄 때문에 함께하지 못한다며 펜션비를 내준 게 그 사람(장동민)”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재미있는 논리다. ‘날 도와준 사람→남을 괴롭혀도→좋은 사람’, ‘날 안 도와준 사람→옳은 일을 해도→쓸모없는 사람’인가. 만 3세야?”, “유세윤 유상무가 한부모 가정 아이들이고 그 옆을 묵묵히 지켜온 게 장동민이면 그런 개그 더더욱 하면 안 되는 거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개그맨 장동민 씨 페이스북 갈무리
개그맨 유상무 씨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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