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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지도자의 병, 역사를 어떻게 바꿨나

등록 2005-11-06 17:20수정 2005-11-06 17:31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왼쪽)가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가운데), 이오시프 스탈린(오른쪽)과 함께 앉아 있다. 디스커버리채널 제공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왼쪽)가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가운데), 이오시프 스탈린(오른쪽)과 함께 앉아 있다. 디스커버리채널 제공
디스커버리채널, 7일부터 4부작 레이건·옐친·케네디·처칠 다뤄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은 결장암 수술 뒤 이란-콘트라 스캔들을 불러일으킨 동의안에 서명했다. 알코올에 지나치게 의존했다는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은 건강 문제가 가장 불거졌을 때 체첸전쟁을 일으켰다.

존 에프 케네디는 척추 질환으로 진통제와 스테로이드제를 계속 복용해 과도한 성적 욕구를 갖게 됐다. 2차 세계대전 동안 영국인들의 심금을 울렸던 처칠의 불 같은 웅변은 조울증에서 비롯됐다.

다큐멘터리 전문 케이블 디스커버리채널은 7일부터 매주 월요일 새벽 0시에 방송하는 4부작 <위기의 지도자들>에서 세계적인 지도자 4명이 앓았던 정신적, 신체적 질환이 그들의 공직수행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파헤친다.

이 프로그램은 이런 질병으로 올바른 판단이 불가능했을지도 모르는 이 4명의 지도자 손에 자국의 미래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운명을 바뀌게 될지도 모른다는 가정도 해본다. 반대로 이런 질병이 그들을 당대의 가장 역동적인 정치가로 남게 하는데 중요한 구실을 하지는 않았는지에 대해서도 추적한다.

첫 방송인 7일에는 레이건을 다룬다. 작가이자 신경과 의사인 버트 파크는 레이건의 두뇌가 이미 정권을 잡기 전부터 노화 징후를 보이고 있었으며, 취임한지 두 달 만에 발생한 총격사건으로 공직수행이 거의 불가능했다고 이야기 한다.

수술 몇 시간 뒤 아직 현기증도 채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레이건은 새로운 법률안에 서명을 하라는 요구를 받았는데, 이것은 그의 반대파들에게 대통령이 아직 건재함을 과시하기 위한 술수에 지나지 않았다. 몇년 뒤 레이건은 결장암 선고를 받은 뒤 계속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아무런 시험도 없이 다시 한번 이란-콘트라 스캔들을 불러일으킨 동의안에 서명을 한다.

14일에는 옐친의 험난했던 정치 역정을 따라가 본다. 그가 보드카를 지독히도 즐겼던 것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베일에 싸여 있던 그의 정신적 육체적 질환이 술보다 훨씬 위험하고 치명적이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1994년 9월 옐친은 미국의 정상회담에서 돌아오던 중 아일랜드 국무총리를 만나기 위해 아일랜드에 잠시 들렀지만, 비행기에서 내릴 수가 없었다. 모두들 그가 외교 임무를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만취한 것이라고 여겼으나, 사실 그는 심장 발작을 일으켰던 것이다.


제롤드 포스트 교수는 질환으로 고생하는 지도자들은 대중들에게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하기 위해 종종 극단적인 정치적 사건들을 만들어 낸다고 말한다. 옐친이 체첸전쟁을 일으켰던 시기도 바로 이 때라는 점이 흥미롭다.

21일에는 케네디를 괴롭혔던 정신적 육체적인 질환을 소개한다. 그는 에디슨 병에 걸렸는데, 이는 신체면역에 필수 기관인 아드레날린 분비선이 제 기능을 못하게 되는 병이다. 하지만 컬러 텔레비전이 등장하면서 이 병으로 생긴 구릿빛 피부는 그를 ‘골든 보이’로 만들었고, 결국 그는 대통령이 됐다.

케네디는 에디슨 질병뿐 아니라, 만성 척추 장애로 독한 진통제와 척추 교정기에 항상 의존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진통제 및 스테로이드 복용을 그의 주체할 수 없는 성적 욕구의 원인으로 본다.

28일에는 우울증에 시달린 처칠을 다룬다. 그는 조울증을 보이기도 했는데, 이러한 증세가 나타날 때면 강력한 카리스마와 추진력을 보이곤 했다. 하지만 역사학자들은 처칠이 이러한 증상들로 제1차 세계대전 동안 대량 살상을 불렀던 터키 건함 공격 지시와 같은 경솔한 모험과 실수들을 저질렀다고 주장한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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