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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아티스트 윤종신 다음 ‘행보’가 더 궁금해

등록 2017-05-18 18:03수정 2017-05-18 21:13

[박상혁의 예능in, 예능人] 8년째 ‘월간 윤종신’으로 새로운 도전 거듭
<라디오스타> 진행자로 출연 중인 윤종신(오른쪽 두 번째). 문화방송 제공
<라디오스타> 진행자로 출연 중인 윤종신(오른쪽 두 번째). 문화방송 제공
윤종신 하면 뭐가 먼저 떠오르나? <라디오스타> 진행자? <슈퍼스타케이> 심사위원? 엔터테인먼트사 사장님? 아니면 라익이 아빠? 나는 <월간 윤종신>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 데뷔 28년차 가수인 윤종신은 8년째 <월간 윤종신> 프로젝트를 통해 매월 같은 날 음원을 공개하고 있다. 오랫동안 계속되다 보니 발라드뿐 아니라 힙합, 이디엠(EDM), 록 등 자신과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스타일에도 끝없이 도전한다. 잘나가는 어린 아이돌부터 선배 가수들까지 콜라보도 거침이 없다. 음악인으로서 해보고 싶은 거 다 해보는 프로젝트 같지만, 전세계 어떤 뮤지션도 시도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음악의 생산과 유통 방식이다. 최근에 <월간 윤종신>은 음악뿐 아니라 미술이나 사진, 패션, 팝아트 등 여러 장르의 아티스트들과 협업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을 ‘예능인’ 윤종신이 시간을 쪼개서 하고 있다. 내년이면 50살이 되는 세 아이의 아빠는 지금도 여전히 대중문화의 최전선에 있다.

그러나 <월간 윤종신>의 진짜 가치는 세월이 흘러가면서 쌓여가는 ‘이야기’에 있다. 슬픈 일이 생기면 슬픈 노래를, 기쁜 일이 생기면 기쁜 노래를 만든다. 치과에 가서 너무 아프면 ‘치과에서’라는 노래를 만든다. 사는 게 힘들면 ‘탈진’을, 영화를 보고 감동받으면 ‘사라진 소녀’라는 노래를 만든다. 일기를 쓰듯이 그때그때 느낀 감정을 담은 노래들은 윤종신이라는 사람이 그 자체로 미디어가 되고, 채널이 되어 이야기의 아카이브가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 이야기 속에는 당연히 한 사람의 삶뿐 아니라 시대의 아픔도 함께 녹아들어가기 마련이다. 탄핵 정국에서 제이티비시(JTBC) <뉴스룸> 엔딩송으로 등장했던 ‘그래도 크리스마스’, ‘오르막길’, ‘지친 하루’, ‘배웅’ 같은 노래들은 그렇게 우리를 위로해줬다.

<판타스틱 듀오>에 출연한 윤종신. 에스비에스 제공
<판타스틱 듀오>에 출연한 윤종신. 에스비에스 제공
윤종신은 매달 나오는 <월간 윤종신> 12곡을 묶어 연말마다 <행보>라는 제목으로 음반을 낸다. 음반 이름이 <행보>인 것은 의미심장하다. 윤종신이라는 아티스트의 지금까지의 행보뿐 아니라 앞으로의 행보 역시 궁금하기 때문이다. 그의 행보는 대중 속에서 언제나 새로운 것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완만한 상승곡선의 미학’을 보여주는 윤종신은 그래서 언제나 진보적이다.

최근에는 ‘작사가 윤종신 콘서트’라는 이름으로 공연도 열고 있다. 자신이 불렀거나 만든 노래 중에 가사가 좋은 노래를 들려주는 콘서트다. 히트곡으로 공연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오직 가사가 좋은 노래로 이야기를 만든다. 노래를 듣다 보면 윤종신이 이 시대를 담는 이야기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와 같은 시대를 살면서 함께 느꼈던 감정을 누군가 계속 노래해주고 있다는 것은 사실 여간 흐뭇한 게 아니다.

이런 훌륭한 아티스트를 10년 전에 처음으로 예능 버라이어티에 끌고 왔었다. ‘발라더’ 윤종신한테 게임을 시키고 춤을 추게 하고 우스꽝스러운 분장을 하게 했다. 윤종신은 이게 방송 나가면 자신은 평생 발라드 가수를 못 할 거라고 절규했었다. 그러나 지금도 윤종신은 여전히 훌륭한 발라드 가수일 뿐 아니라 더 치열한 아티스트이기에 미안한 마음은 완벽히 덜었다.

마지막으로 대중문화를 이끄는 진보 아티스트이자, 예능에서는 한없이 가볍고 친근한 윤종신을, 자신이 만든 ‘지친 하루’의 마지막 소절로 정리해본다. “옳은 길 따위는 없는걸. 내가 걷는 이곳이 나의 길”

박상혁 씨제이이앤엠 <섬총사>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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