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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자원봉사로 만난 여아 공개입양한 차인표·신애라 부부

등록 2005-12-14 22:11수정 2005-12-14 22:11

“가슴 아파 낳은 예은이는 하나님 선물”
연예인이라고 늘 겉치장에 힘쓰고 홍보용 대외 활동에 삶을 낭비하는 것만은 아니다. 언론의 부풀리기 보도가 일상다반사이며 거기서 참과 거짓을 구분하는 일도 대단히 어려운 일이지만.

여기 또 하나의 연예인과 그들의 감동어린 소식이 있다. 그러나 귀한 생명에 대한 진정성을 읽지 않을 수 없는 훌륭한 이야기이기에 갈채가 쏟아진다. 그들은 “큰 일이 아니”라며 손사래를 친다.

배우 차인표(38)·신애라(36) 부부가 아름다운 소식의 주역. 그러나 오직 한 명이 주인공이라면 14일 이들의 귀여운 막내딸로 다시 태어난 예은이다. 세상 밖으로 나온 지 갓 두 달이다. 독실한 기독교인답게 ‘예수 은혜’에서 이름을 따왔다.

신씨 신혼 때부터 활동 사회복지회서 특별한 인연
7살 아들도 “동생” 기도…차씨 “연기보다 양육”

사람들은 묻는다. “애가 없었나?” 아니다. 1995년 결혼한 이들은 이미 7살로 훌쩍 자란 늠름한 아들 정민이가 있다. 정민이도 예전부터 엄마와 함께 “하나님이 동생을 주시게” 기도해온 터라 예은이를 무척 반가워한다.

또 묻는다. “그런데 왜?” 호사가들은 모른다. 이들의 귀한 뜻이 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사실을.

아내 신씨는 6년 전부터 한 보육시설에서 봉사를 시작했다. “결혼 전부터도 입양에 뜻이 있었다”고 남편 차씨는 말했지만, 신씨는 봉사활동을 통해 간절한 안타까움을 느꼈다. 그리고 몸으로 뜻을 옮겼다. 차씨 또한 깊이 생각하고 흔쾌히 결정했다.

“워낙 아기를 좋아하니까 처녀 때부터 ‘입양을 많이 해야지’라는 소리를 곧 잘했죠. 그러다 구체적으로 생각하게 된 건 2~3주 됐어요. 대한사회복지회에 매주 목요일에 나가서 봉사활동을 하는데 아이들이 워낙 예뻐 아이들을 돌보다가도 ‘코트에 숨겨서라도 집에 데려가야겠다’고 말하곤 했죠. 그런데 예은이를 보고 집에 간 날은 계속 예은이가 생각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두번째 보러 간 날은 일부러 다른 아이들을 거쳐서 예은이한테 갔는데 그때도 남다르게 다가왔어요.”


신씨는 정민이를 잉태한 때와 다르지 않은 기쁜 모습을 보였다. “아이를 얻는 방법에는 배 아파 낳는 것도 있지만 하나님께 기도하다 가슴 아픈 끝에 가질 수도 있는 것”이라는 말의 울림이 크고도 따뜻하다.

“예수님이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고 하셨다”고 말해오던 차씨 부부지만, 이번은 다르다.

“입양은 반드시 공개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나중에 아기가 커서 입을 상처도 적죠. 각종 캠페인과 활동으로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요즘 들어 조금씩 해소되고 있잖아요. 이젠 입양도 쉬쉬하며 숨길 일이 아니죠. 예은이한테도 ‘넌 오빠랑 다르게 가슴 아파 낳은,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란다’라고 끊임없이 얘기해줄 거예요. 그래야 예은이도 입양이 결코 어두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될 겁니다.”

입양 자체가 숨길 일이 아니라는 상식에 근거한 판단이겠지만, 아직도 한해 국외입양아가 2천명을 훌쩍 넘는데도 국내입양은 1500명 안팎에 이르는 상황을 생각하면 이들과 예은이의 만남은 더욱 귀하고 귀하다.

이제 이들은 첫째 정민이를 키울 때처럼, 예은이를 위해 많은 시간을 함께 할 거라고 말했다. “정민이 때처럼 당분간은 예은이를 키우는데 전념할 생각이에요.” 영화 <한반도>를 찍고 있는 차씨도 “중국 드라마 출연 제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지만 이젠 아기를 돌봐야 하기 때문에 당분간 중국 드라마는 출연하지 못할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들 부부의 아름다운 부창부수(夫唱婦隨)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남편은 유니세프 카드 후견인, 중앙 아동학대 예방센터 홍보대사, 국제 민간봉사 단체인 굿네이버스 남북 어린이 희망대사 등으로, 아내는 국외 기아 어린이들과 후원자를 연결하는 세계적 비영리단체 ‘컴패션’ 홍보대사로. 이름만이 아니었다. 지난해 말에는 남북한 어린이 복지기금으로 1억원을 나눴고, 대만에선 차씨가 주연으로 나온 대만 드라마 출연료 전액을 고아들을 돌보는 공익재단에 기부했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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