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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서 보내고 금강산서 맞다

등록 2005-12-28 22:06수정 2005-12-28 22:06

섬진강서 보내고 금강산서 맞다
섬진강서 보내고 금강산서 맞다
KBS스폐셜 송·신년특집, 두 자연 네계절 HD화면에 담아
섬진강에서 가는 해를 보내고, 금강산에서 오는 해를 맞을 수 있겠다. 한반도 남쪽에서 가장 깨끗한 강인 섬진강으로부터 ‘환경’을 떠올린다면, 북쪽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인 금강산으로부터는 ‘겨레’를 품지 않을 수 없다. 다시금 둘은 ‘생명’으로 뭉뚱그려진다.

<케이비에스 스페셜>이 송년특집과 신년특집으로 섬진강과 금강산을 조명한다. 31일과 1월1일 저녁 8시 한국방송 1텔레비전에서는 각각 <원효, 섬진강에 오다>와 <금강산>이 잇따라 방영된다. 두 작품 모두 사계절을 고화질 에이치디 화면에 담아 냈다. 제작진은 사철을 담기 위해 1년이 넘도록 강과 산을 누볐다.

<원효, 섬진강에 오다>에서 ‘원효’는 낯설지만 부제 ‘생명 에세이’가 실마리를 준다. 섬진강 물줄기를 따라가다 중류에 이르면 구례가 나온다. 구례 땅 오산 절벽 끝에는 원효가 수행했다는 사성암이 있다. 절차탁마하던 원효가 사성암에서 섬진강을 굽어보며 어떤 깨달음을 갈구하고 또 얻었을까. 원효의 ‘아우름’(화쟁)의 철학은 섬진강이 던진 화두가 아닐까. 여기서 다큐멘터리가 시작되지만, 원효의 목소리는 물처럼 무엇과도 겨루지 않고 아우르며 잠잠히 흐를 뿐이다.

아우름을 통해 섬진강을 바라보니, 은어와 수달은 물론 재첩을 잡는 아낙네들과 참게를 잡는 어부들까지 카메라 안으로 함께 들어온다. 버스가 들어오지 않는 전북 임실군 구담마을의 노인들부터, 전남 구례군 봉소마을의 다슬기도 빠지지 않는다. 하류인 하동과 광양까지 내려가면 재첩이 있고, 자연농법으로 논을 일구는 여의마을도 있다. 섬진강변 악양초등학교 아이들은 매주 수질을 검사해 오염도를 재고 지도를 만들고 일기를 쓰며 “강이 아프면 우리도 아프다”고 말한다.

<금강산>은 최초로 금강산 구석구석의 사철을 안방에 펼쳐 보인다. 금강산에서 가장 먼저 봄을 맞는 동석동 계곡에서 시작된 구슬 같은 물줄기는 옥류담에 들어 절정에 이른다. 구룡폭포의 서늘한 물줄기는 장엄한 외금강에 한 여름이 왔음을 말해 준다. 때맞춰 금강초롱 등 야생화들은 소리없는 아우성으로 축제를 벌인다. 바위를 깎던 세찬 물줄기들이 침묵에 갇히면 금강이 흰옷으로 갈아입는 겨울이다.

특히, <금강산> 제작진은 북쪽과의 기나긴 협상 줄다리기 끝에 처음으로 금강산을 밤에 오를 수 있었다. 해금강으로 떠오른 해에 붉게 물든 집선연봉의 모습은 밤새 세존봉에 오르지 않고는 볼 수 없는 명장면이다. 외금강의 전망대로 손꼽히는 수정봉도 최초로 모습을 드러낸다.

8년째를 맞은 금강산 관광. 3년 전부터는 군사분계선을 직접 넘어 뭍으로 다닐 수 있게 됐다. 10년 전만 해도 버스를 타고 금강산에 간다는 것은 꿈도 꿀 수 없던 일이었다. 그리고 이산가족 상봉도 두차례 금강산에서 열렸다. 한겨레끼리 서로 총칼을 겨누던 6·25 와중에 불탄 금강산 신계사는 남북이 함께 복원에 나섰다. 금강산이 성스러운 것은 그 아름다움뿐 아니라 겨레의 구심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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