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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COVER STAR] ‘트롯 신동’ 장송호, 꿈을 노래하다

등록 2021-01-04 17:21

바야흐로 ‘트롯 전성시대’다. 어딜 가도 구성진 노랫가락이 흘러나오며, 트롯 특유의 공감 가는 가사와 쉬운 멜로디에 남녀노소가 열광한다. ‘원조 트롯 신동’이라 불렸던 소년, 장송호는 노래와 무대를 사랑하는 가수다. 10대의 끝자락에서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는 그를 만났다.
가수 장송호. 사진 손홍주
가수 장송호. 사진 손홍주

만나서 반가워요! <MODU> 표지 촬영을 함께했는데 소감이 어떤가요?

솔직히 말하면 많이 설렜어요. 잡지의 얼굴을 장식하는 표지 모델은 처음 해봤거든요. 현장 분위기가 정말 좋아서 재밌게 놀다가는 기분으로 촬영 했답니다.

‘트롯 신동’으로 이름을 알리고 활동한 지 햇수로 14년이 되었어요.

다섯 살부터 무대 위에 섰으니 비공식적으로는 그래요. 앨범으로 정식 데뷔를 한 지는 8년 차가 되었고요. ‘빨간머리 호’라는 노래로 데뷔해 대표곡 ‘암행어사’로 활발하게 활동을 했어요. 최근에는 <사랑의 콜센타>나 <6시 내고향>으로 많이 알아보시더라고요. 그러고 보니 전체 인생의 3분의 2가 넘는 시간을 노래를 부르며 보냈네요.(웃음)

어떤 계기로 사람들 앞에서 노래하게 됐는지 궁금해요. 어린 나이에 트롯이라는 장르를 소화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어렸을 때 부모님이 하시던 가게에서 항상 흘러나오던 노래가 트롯이었어요. 어느 날은 제가 태진아 선배님의 ‘동반자’를 듣더니 단번에 따라 불렀대요. 그때 부모님께서 재능을 알아보신 거죠.(웃음) 그러고 나서 우연히 전어 축제 노래자랑에서 1등을 한 게 시작이었어요. 여러 지역으로 공연을 다니다 <전국노래자랑>을 계기로 방송에 여러 번 출연했죠. 당시는 노래하는 게 너무 재밌었어요. 마이크를 잡고 거울 앞에서 4~5시간 동안 앉아서 노래만 부를 정도로요.

지역축제부터 장터까지, 안 돌아다닌 곳이 없다고요. 특히 기억에 남는 공연이 있나요?

양로원에 계신 어르신들을 찾아뵙는 봉사활동을 많이 했어요. 몸이 불편하신 어르신 앞에서 노래를 불렀는데 손뼉 치고 웃으며 좋아하시던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올라요. 이것 말고도 지역 행사에 가면 특산품을 바리바리 싸주시거나, 손주 같다며 선물과 용돈을 챙겨주시는 분들이 계세요.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시는 모습을 보면 정말 감사해요. 많은 사람이 저를 알아봐주고 좋아해주실 때 가수로서 보람을 느껴요.

가수 장송호. 사진 손홍주
가수 장송호. 사진 손홍주

그동안 수많은 무대 경험 덕분에 터득한 노하우가 넘쳐날 것 같아요. 나만의 매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는 무기가 있나요?

어떻게 하면 관객들이 즐거워할까를 항상 고민해요. 트롯이 왜 좋냐고 사람들이 물어보면 저는 늘 “꺾기와 떨기가 너무 재밌다”고 말했어요. 그만큼 트롯에서만 존재하는 정통 기교를 구사해서 노래하길 좋아해요. 누구나 따라 부를 수 있는 옛날 노래의 알짜배기만 5곡씩 엮은 ‘메들리’가 바로 제 주특기라고 할 수 있어요. 또, 저는 꼭 무대 밑으로 내려가 관객과 가까운 곳에서 소통하는데요. 무대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면서 제가 직접 만든 안무를 흥겹게 추며 호응을 유도하기도 해요. 이런 것들이 저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자 사람들이 장송호를 봤을 때 딱 떠올리는 이미지가 아닌가 싶어요.(웃음)

현재는 코로나19로 관객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적어져 아쉽겠어요.

맞아요. 제가 제일 행복할 때는 관객들과 마주하는 순간이에요. 사실 관객들을 바라보며 노래했던 기억이 정말 오래전이에요. 요즘은 아무래도 온라인 공연이 대부분이니까요. 대신 다른 방법으로 팬분들과 소통하고 있어요. 커버 영상을 유튜브 채널에 올리기도 하고, SNS 라이브 방송을 자주 하며 어떻게든 꾸준히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해요.

안 그래도 유튜브 채널에 저스틴 비버의 ‘Love yourself’나 방탄소년단 뷔의 ‘Inner child’ 등을 노래한 영상이 있더라고요. 트롯이 아닌 가요나 팝에도 관심이 많나요?

어떠한 장르에 국한되고 싶지 않아서요. 노래도 ‘TOP100’ 차트를 즐겨 들어요. 대중들이 어떤 음악을 좋아하는지를 직관적으로 알 수 있거든요. 그래서 재생 목록에 트롯, 발라드, R&B, 팝송, 힙합까지 플레이리스트가 골고루 있죠. 이렇게 다양한 장르를 듣다 보면 제 스펙트럼이 더 넓어지지 않을까요? 저는 하고 싶은 게 정말 많아요. 박자 감각을 기르기 위해 어려서부터 피아노와 드럼을 배웠고, 몸이 굳지 않도록 매일 춤 연습을 했어요. 최근에는 작곡과 프로듀싱에도 관심이 생겨서 열심히 독학 중이랍니다.

장송호가 갈고 닦은 피아노 실력이 드러나는 ‘Love Yourself(원곡 저스틴 비버)’ 커버 영상. 사진 띵크어바웃엔터테인먼트 제공
장송호가 갈고 닦은 피아노 실력이 드러나는 ‘Love Yourself(원곡 저스틴 비버)’ 커버 영상. 사진 띵크어바웃엔터테인먼트 제공

참, 최근에는 아이돌 그룹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전혀 다른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이유가 있다면요?

10대가 가기 전에 색다른 경험을 하고 싶었어요. 원래 춤추기를 좋아해 아이돌 가수를 꿈꿨는데 당시에는 트롯이 더 많이 끌려서 포기했거든요. 하지만 좋은 기회가 와서 보이그룹으로 여러분께 인사드리기 위해 열심히 연습 중이에요. K-POP은 트롯과는 전혀 다른 매력이라 재밌게 배우고 있어요. 트롯은 꺾기 같은 기교로 노래에 화려함을 더하고 삶의 애환이 녹아든 가사로 듣는 분들에게 즐거움을 드린다면, 가요는 곡에 따라 창법, 표정, 의상, 무대장치를 통해 다양한 모습을 뽐낼 수 있어 좋아요. 앞으로도 저의 매력을 좀 더 다채롭게 보여드리고 싶어요.

볼수록 쉬지 않는 ‘에너자이저’ 같은 느낌이 들어요. 어릴 때부터 쭉 노래를 해왔는데, 슬럼프를 느낀 적은 없나요?

슬럼프나 가수를 포기하고 싶은 순간은 없었어요. 다만 변성기가 오면서 2~3년 정도 공백기가 있었죠. 누구나 거치는 과정이지만 노래하는 사람으로선 치명적일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성대 부종이 생겨 원래 나던 소리가 안 나고, 목소리가 갈라지면서 공연이나 방송 활동을 전혀 하지 못했죠. 그때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어떻게 해야 내가 더 발전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고음이 예전만큼 올라가지 않는 대신 저음과 중음대를 조금 더 연습하면서 저만의 장점을 보여줄 수 있도록 지금도 고쳐가는 중이에요.

어떻게 보면 또래 친구들과는 다른 삶을 살았잖아요. 평범한 학생 장송호의 모습이 가끔 그리울 것 같아요.

보통 친구들이 가는 소풍이나 수학여행을 항상 못 가긴 했어요.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어서 만족해요. 스케줄이 없을 땐 학교생활을 충실히 하고 있어요. 저는 ‘놀 땐 놀고 일할 땐 일하자’ 마인드라서 학교에 가면 평범한 고등학생 장송호가 되거든요. 평소에는 공연 연습에 매진하고, 쉬는 날이면 친구와 놀거나 혼자 일상을 보내면서 ‘On/Off’를 확실히 구분하려고 해요. 하고 싶은 것을 하고, 해야 하는 것도 하면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어요.

새해를 맞이해 고3이 되었어요. 대학 입시 계획은 세웠나요?

이제 슬슬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3학년 선배님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딱 1년 전 이맘때부터 준비를 했다고 하더라고요. 지금 다니고 있는 서울공연예술고등학교에서 실용음악과 보컬을 전공하고 있기 때문에 대학에 진학한다면 학과는 실용음악과를 선택하지 않을까 싶어요.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 무엇인지 궁금해요. 송호를 표현하는 수식어를 하나 만들어본다면 뭘까요?

‘만능 자판기’?(웃음) 누르면 다 나오는 만능 자판기요. 트롯이면 트롯, 가요면 가요, 그리고 작곡과 예능, 연기 등 모든 걸 완벽하게 해내는 만능 엔터테이너가 되는 게 최종 목표입니다. 또 하나 꿈이 있다면 앞으로 제가 하는 장르를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에 널리 알리는 거예요. 그러려면 정말 열심히 해야겠죠? 더 좋은 노래로 많은 사람에게 기억될 수 있는 장송호가 되도록요. 제 노래를 듣고 많은 사람이 울고 웃었으면 좋겠어요.

요즘처럼 힘든 상황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노래가 있다면요?

윤종신, 정인 선배님의 <오르막길>이요. 최근에 제가 이 곡을 부르면서 특히 감정이입을 했는데요. 가사를 보면 참 희망적이고 감미로워요. ‘오르기 전에 미소를 기억해두자. 한걸음, 이제 한걸음일 뿐’이라는 대목이 있는데 ‘나도 할 수 있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꿈이란 것을 대부분 거창하게 바라보잖아요. 그런데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어떻게 보면 당장 앞에 있는 것들을 하나하나 해나가는 것이 행복이거든요. 모두가 포기하지 않고 하고 싶은 걸 해봤으면 좋겠어요.

장송호는 ‘오르막길(원곡 윤종신)’ 라이브 영상을 통해 힘든 상황에 처한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했다. 사진 띵크어바웃엔터테인먼트 제공
장송호는 ‘오르막길(원곡 윤종신)’ 라이브 영상을 통해 힘든 상황에 처한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했다. 사진 띵크어바웃엔터테인먼트 제공

막 열아홉이 된 장송호에게도 한마디 해주세요.

일단 교복을 잘 입고 다니자!(웃음). 1년 남은 학교생활을 충실히 잘하고 10대 때 할 수 있는 경험을 최대한 다 해봤으면 좋겠어. 힘든 일에 부딪히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잘 이겨내서 성장하는 모습을 나 자신에게 보여주길!

이은주 MODU매거진 기자 silver@modu1318.com

글 이은주 ‧ 사진 손홍주, 띵크어바웃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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