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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최민식, 스크린쿼터 축소에 문화훈장 반납

등록 2006-02-07 02:24수정 2006-02-07 16:19

7일 세종로 문화관광부 앞에서 영화배우 최민식씨가 1인 시위를 가진 뒤 스크린쿼터 축소를 반대하는 뜻으로 옥관문화훈장을 문광부 안내데스크에 반납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7일 세종로 문화관광부 앞에서 영화배우 최민식씨가 1인 시위를 가진 뒤 스크린쿼터 축소를 반대하는 뜻으로 옥관문화훈장을 문광부 안내데스크에 반납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교보빌딩 앞으로 장소 옮겨 1인 시위

영화배우 최민식이 7일 오후 문화관광부에 2004년 7월 받은 옥관문화훈장을 반납했다.

그는 이날 오후 1시부터 서울 종로구 세종로 문화부 청사 앞에서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 방침에 항의하는 1인 시위를 벌였으며, 20분 뒤인 오후 1시20분께 문화부 안내데스크에 들러 훈장증과 메달을 반납했다.

최민식은 시위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문화 주권을 스스로 짓밟는 나라의 문화훈장은 가치가 없다고 판단해 훈장을 반납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훈장 반납은 누구의 강요에 의한 것이 아닌 스스로 결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민식이 반납한 옥관문화훈장은 그가 주인공으로 출연한 영화 '올드보이'가 2004년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되면서 그 공로를 인정받아 같은 해 7월 정부가 수여한 것.

그는 미리 준비한 발표문을 통해 "'올드보이'가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할 당시 프랑스 칸에 울려퍼진 '올드보이' 테마곡이 아직도 귓전에 생생하다"면서 "당시 세계 영화인들은 한국이 미국의 문화패권주의에 대항할 수 있는 스크린쿼터 제도를 갖고 있다는 점을 부러워했다"고 말했다.

'스크린쿼터가 없으면 '올드보이'도 없습니다-영화배우 최민식'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이날 시위에 참여한 최민식은 훈장 반납 후 시위장소를 광화문 네거리 교보빌딩 앞으로 변경한 뒤 시위를 계속했다. 그는 교보빌딩 앞에서 오후 5시까지 1인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한편 최민식의 문화훈장 반납과 관련해 문화부 영상산업진흥과 관계자는 "훈장법에는 훈장을 반납하는 규정이 없어 최민식 씨가 반납한 훈장을 보관하다가 추후 돌려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최민식의 1인 시위 현장에는 200여 명의 취재진과 시민이 찾았다.

홍성록 기자 sunglok@yna.co.kr (서울=연합뉴스)

"미국 의도는 한류의 싹을 없애자는 것"

영화배우 최민식이 7일 오후 서울 광화문 네거리 교보빌딩 앞에서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 방침에 항의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그는 이어 앞서 문화관광부를 방문, 2004년 7월 정부로부터 받은 옥관문화훈장을 반납했다.

이 훈장은 그가 주인공으로 출연한 영화 '올드보이'가 2004년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되면서 그 공로를 인정받아 같은 해 7월 정부가 수여한 것. 그는 훈장 반납 이전 기자들과의 만나 자리에서 ""문화 주권을 스스로 짓밟는 나라의 문화훈장은 가치가 없다고 판단해 훈장을 반납하게 됐다"고 반납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훈장 반납은 누구의 강요에 의한 것이 아닌 스스로 결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최민식과의 일문일답.

--지금 심경은 어떤가.

▲착잡할 뿐이다.

--훈장 반납을 언제 결정했나.

▲사건이 불거지면서 반납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누구의 강요가 아닌 독단적으로 반납을 결정했다.

--스크린쿼터 제도가 없어도 한국 영화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의견도 있는데.

▲그 말을 언론 매체를 통해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한국 영화가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우선 '판'이 짜여야 한다. 영화를 아무리 잘 만들어도 극장에 걸어야 경쟁력이 생기는 것이다. 한국 영화가 극장에서 상영되지 못하면 한국 영화의 경쟁력도 없다.

--정부가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들어가면 스크린쿼터는 축소될 텐데 대응방안이 있다면.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정부는 내뱉은 말을 다시 주워담기 어렵겠지만 잘못된 것은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민망할 수도 있지만 스크린쿼터 축소 방침은 철회돼야 한다.

--미국이 왜 FTA 협상을 추진하면서 스크린쿼터 축소를 끈질기게 요구했다고 생각하나.

▲한국의 문화가 한류 등을 통해 아시아권을 잠식해 들어가는 것에 대해 겁을 먹은 것 같다. 문화강국으로 도약하는 우리나라에게 도전장을 낸 것이라 할 수 있다. 미국의 스크린쿼터 축소 요구는 (세계로 뻗어가는) 한국 문화의 싹마저도 없애버리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것 같다.

--스크린쿼터 축소와 관련, 영화인들의 반발에 대해 여론이 곱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시민들이 영화인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다. 한국 사회에 양극화 현상이 심각한데 이 문제가 영화계도 적용된 것 같다. 시민들은 영화배우들이 외제 차를 타고 다니고 소위 '명품'으로 치장한다며 곱지 않게 보고 있는 것도 안다. 그러나 이 문제를 스크린쿼터와 연관해 운운하는 것은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홍성록 기자 sunglok@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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