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몬드 두고 펼치는 이색 공포물
시실리 2Km(M 밤 12시35분)=호러, 스릴러, 멜로, 코미디, 액션, 판타지를 유쾌하게 뒤섞은 일명 ‘펑키호러’ 영화. <색즉시공>, <낭만자객>의 비주얼 아트 디렉터였던 신정원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며, 2004년 여름 개봉해 평단과 관객에게 두루 호평을 받았다.
조직의 다이아몬드를 훔쳐 달아난 석태(권오중)는 교통사고로 평화로운 산골 마을 시실리에 불시착하지만, 어이없이 질식사한다. 석태의 콧구멍에서 다이아몬드를 발견한 마을 사람들은 그를 파묻고 다이아몬드를 차지한다. 한편, 조직의 명령으로 석태의 뒤를 쫓던 양이(임창정)도 시실리로 흘러들고, 양이파와 마을 사람들은 잔인하면서도 능청스러운 한판 승부를 벌인다. 또 양이에게 연정을 느낀 어리숙한 처녀귀신 송이(임은경)도 이 싸움에 끼어든다.
잔인하지만 오히려 인간적인 조폭, 단순하지만 섬뜩하게 잇속에 밝은 시골 사람들, 가끔 무섭지만 어리숙하고 귀여운 귀신. <시실리 2Km>의 캐릭터와 그들이 보여주는 예측불허의 행동들은 장르 영화의 전형들을 슬쩍 비껴가며 스릴과 웃음과 눈물을 자아낸다. 15살 이상 시청가.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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