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완주하듯 끝까지 싸울 것”
영화 <웰컴 투 동막골>과 <올드보이>의 헤로인 강혜정(?5c사진 오른쪽)씨와 <말아톤>을 만든 정윤철 감독이 10일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 방침에 항의하는 영화인 1인 릴레이 시위에 동참했다. 4일 배우 안성기씨가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첫 주자로 나선 이래 여섯 번째다. 대표적인 신세대 배우로 꼽히는 강씨는 “나 역시 오디션을 보던 시절이 있었다”며 “스크린쿼터는 단체나 집단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나 자신과 동료의 문제라서 젊은 동료 배우들끼리도 이 문제를 논의한다”고 전했다.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스크린쿼터는 전세계의 동막골입니다. 지켜주세요’라는 내용의 피켓을 맨손으로 들고 선 강씨는 “여기에 나오고자 하는 배우들은 많다”면서 “어떻게 보면 내가 이렇게 설 수 있는 게 영광”이라며 스스로의 선택에 따랐음을 에둘렀다. 정 감독은 “<말아톤> <웰컴 투 동막골>이 잘 될 거라 예상한 이들은 별로 없었다”며 “스크린쿼터가 줄면 흥행이 확실히 예상되지 않는 작품은 아예 극장에 오를 기회도 없게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광화문로의 이순신상을 가리키며 “지금 한국 영화 점유율이 높다며 제도를 없애면, (나라 안이) 태평성대라면서 10만 양병설 주장을 무시했던 것과 마찬가지”라며 “앞으론 군수산업보다 엔터테인먼트가 더 돈 되는 사업이라 미국이 그렇게 축소하려고 애쓰는 거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국민들의 반대 여론을 의식한 강씨는 “어느 드라마에서 한 그루의 나무를 평생 심었더니 숲이 됐다더라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작은 목소리가 모이면 되지 않겠냐”고 설명했다. 정 감독은 “마라톤 경주는 이제 시작”이라며 “분명히 완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사진 이종근 기자 roots2@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