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개봉했던 <쏘우>는 충격적인 비주얼은 물론, 한정된 시·공간에서 목숨을 두고 벌이는 잔인한 게임, 예상치 못했던 반전 등으로 전세계적인 성공을 거뒀다. 120만달러의 제작비로 1억291만달러라는 뜻밖의 수익을 거둔 뒤, 당연한 수순대로 <쏘우2>(대런 린 보우즈만 감독)가 제작됐다. 16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전편의 성공요인들을 충실히 따르면서 또다시 목숨을 건 두뇌게임 내지는 살인게임을 시작한다.
밀폐된 공간에서 한 남자가 끔찍하게 살해된 채 발견된다. 동료의 연락을 받고 현장으로 달려온 형사는 죽은 남자를 끄나풀로 이용하던 형사 에릭(도니 월버그). 연쇄살인범 직쏘(토빈 벨)의 범행을 직감한 에릭은 사건을 외면하려 하지만, 직쏘가 현장에 남긴 “자세히 봐, 형사 에릭”이라는 암시 때문에 사건에 휘말린다. 전편에서 치밀함을 드러냈던 범인 직쏘는 의외로 쉽게 검거된다. 하지만 밀폐된 비밀 공간에 에릭의 아들을 비롯한 여덟 명을 가뒀다는 사실을 알린 뒤 게임을 제안한다.
게임은 두 공간에서 진행된다. 밀폐 공간에서는 두 시간 안에 독가스 해독제를 찾아내야 하는 여덟 명의 갇힌 자들과 직쏘의 게임이 진행된다. 에릭이 직쏘를 검거한 현장에서는 아들을 찾아내기 위한 에릭과 직쏘의 게임이 시작된다. 직쏘가 정한 게임의 룰을 따르는 것만이 살 길이다. 하지만 목숨을 건지기 위해 필사적으로 매달리는 갇힌 자 들은 직쏘의 룰을 따르지 않는다. 이 역시 직쏘가 짠 치밀한 계획의 일부다. 룰을 따르지 않은 사람들은 눈 구멍에 총알이 박히거나 오븐 안에서 불에 타거나 손목이 잘리는 등 충격적인 방식으로 살해당한다. 자식의 목숨이 경각에 달린 에릭 역시 룰을 잊고 직쏘의 시나리오대로 위험 속으로 뛰어든다.
전편에서 각본과 주연을 맡았던 리 와넬이 <쏘우2>에서도 각본과 기획을 담당했다. 리 와넬은 직쏘가 희생자들에게 그랬던 것처럼, 치밀한 각본을 쓴 다음 관객들을 게임 속으로 끌어들여 그가 의도했던 반응들을 이끌어낸다. 게임은 관객들이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게임의 결과는 상상보다 더 잔인하다. 반전은 충격적이진 않지만 뜻밖인 것은 사실이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사진 ㈜쇼타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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