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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두근두근 콩닥콩닥 사랑 세포 깨우는 드라마 맛집

등록 2022-01-30 09:59수정 2022-01-30 10:24

연휴 몰아보기 좋은 로맨스 8편 추천
실연의 상처 보듬는 러브 로망부터
뮤지컬과 SF에 담아낸 사랑 얘기까지
<상견니>의 한 장면. 웨이브 제공
<상견니>의 한 장면. 웨이브 제공

과거 명절은 연인과 함께할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이제 어디 그런가! 날로 떨어지는 결혼율, 연애가 귀찮은 세대. 자본주의가 사랑을 먹어버린 시대에 사는 사람들의 현실이다. 연애에도 가성비가 요구되고, 자존감이 무너지는 위험은 피하고 싶다. 그래도 가끔은 궁금해진다. 우리 마음을 뒤흔들고 환하게 채웠던 순수한 감정들은 어디 갔을까? 여기 깊은 잠에 빠지다 못해 혼수상태인 당신의 사랑 세포를 깨워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드라마 시리즈들을 설 연휴 기간 준비했다.

&lt;실연당한 이들을 위한 별자리 가이드&gt;. 넷플릭스 제공
<실연당한 이들을 위한 별자리 가이드>.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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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연의 상처! 점성술이 답일까?

사랑에 빠진 사람은 미신에도 빠지기 쉽다. 이탈리아판 <브리짓 존스의 일기>라고 불리는 <실연당한 이들을 위한 별자리 가이드>는 사랑의 점성술이라는 콘셉트를 여성 주인공의 연애와 일 양면에 적용한 영리한 기획이다. 토리노의 작은 방송국에서 프로듀서로 근무하는 알리체는 전 남자친구가 결혼을 발표하자 충격을 받는다. 실연에 허덕이는 알리체는 화장실에서 점성술사 티오를 만나고, 그는 알리체가 가야 할 연애의 도를 알려준다. 새로 온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다비드가 혁신적 기획을 요구하자, 알리체는 점성술을 이용한 새 연애 리얼리티를 제안한다. 덤으로, 다비드와 알리체가 모터바이크를 타고 지나는 토리노의 근사한 야경은 로맨스 드라마라면 빠질 수 없는 낭만적인 배경이다. (넷플릭스·시즌1 1~6편·2021)

&lt;사랑입니다! ~양키 군과 흰지팡이 걸~&gt;의 한 장면. 웨이브 제공
<사랑입니다! ~양키 군과 흰지팡이 걸~>의 한 장면. 웨이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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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해도 좋아…사랑하고 말래

약간은 유치하게 느껴지는 제목 <사랑입니다! ~양키 군과 흰지팡이 걸~> 때문에 이 드라마를 흘려보낸다면, 2021년 방영된 일본 드라마 중 가장 사랑스러운 드라마 한 편을 놓치게 되는 셈이다. ‘흰지팡이’는 시각장애인들에게 소중한 보조도구이지만 주인공 두 사람을 이어주는 매개체도 된다. 유키코는 사물의 흐릿한 색과 형태, 그리고 큰 글자 정도를 구분할 수 있는 약시로, 맹학교에 가는 길에 점자블록 위에 앉아 있던 건달 쿠로카와를 흰지팡이로 쳐버린다. 발끈한 쿠로카와는 유키코에게 시비를 걸지만, 유키코가 시각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자신의 무례를 반성하는 동시에 씩씩한 유키코에게 첫눈에 반한다. 두 사람이 각자를 둘러싼 편견을 함께 극복하며 사랑을 만들어나가는 귀여운 첫사랑 이야기인 이 드라마에서는 그간 몰랐던 시각장애에 대한 정보 또한 알려주고, 자신의 무지와 편견을 깨는 경험까지 선사한다. (웨이브·10편·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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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의 특별한 플레이리스트>. 쿠팡플레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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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마음이 노래로 들려

2020년 1월 미국 <엔비시>(NBC) 방송에서 처음 방영된 <조이의 특별한 플레이리스트>는 제목 그대로 하나의 노래 목록이다. 샌프란시스코의 스타트업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하는 조이는 아버지가 근육이 경직되는 진행성 핵상마비 진단을 받자, 가족력 확인차 엠아르아이(MRI) 검사를 받는다. 도중 공교롭게 일어난 지진 때문에 엠아르아이 기계 속에 잠시 갇혔던 조이는 그 이후 사람들의 속마음을 노래로 듣는 능력을 얻는다. 회사의 신임 마케팅팀장은 쿨한 성품 뒤에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한 괴로움이 있고, 팀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는 조이를 짝사랑하고 있다. 삼각관계에 빠진 조이의 능력은 단순히 판타지적인 로맨스를 위한 것만이 아니다. 점점 언어 능력을 상실하는 아버지의 내면, 사람들의 말 못 할 비밀을 이해할 수 있는 건 조이뿐. 결국 새로운 능력과 함께 조이는 사랑과 죽음을 이해하는 책임까지도 얻는다. 무거운 주제를 밝고 기운차게 펼쳐낸 이 뮤지컬 코미디의 전체 안무는 가수이자 프로듀서인 맨디 무어가 맡았다. 비틀스부터 제이슨 므라즈까지 익숙한 노래들의 편곡도 흥겹다. (쿠팡플레이·시즌1, 2 총 25편·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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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견니>의 한 장면. 웨이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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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은 이는 너 한명

아직도 <상견니>를 보지 않았다면, 이번 연휴가 정주행할 적기이다. 대만의 히트작인 <상견니>는 대만 드라마의 장기인 청량한 여름 청춘물에 판타지 요소를 섞은 애절하고 낭만적인 로맨스이다. 초반 3회를 보면 20대 후반의 황위쉬안이라는 여성이 남자친구인 왕취안성을 잃은 슬픔을 극복하는 멜로드라마라고 착각하기 쉽지만, 진짜 이야기는 그 뒤부터 시작된다. 첫사랑의 이미지를 닮은 쉬광한(허광한)과 다양한 캐릭터를 표현하는 커자옌(가가연)의 연기가 일품이다. 수없이 돌고 도는 시간의 뫼비우스의 띠 속에서 “만나고 싶은” 단 한 사람을 찾으러 오는 러브스토리를 보고 있노라면, 어느 시간에서 만나도 사랑은 오직 너 하나라는 운명을 믿고 싶어진다. 드라마를 다 본 뒤에는 제작진이 팬들을 위해 만들어준 후일담 영상도 찾아보기를. 국내 드라마 리메이크도 예정됐다. (넷플릭스, 웨이브, 왓챠·총 21편·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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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인 조안>의 한 장면. 웨이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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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순간”의 단 한번뿐인 사랑

미처 말하지 못한 소중한 기억을 끄집어내고 싶은 이들에게는 <우주인 조안>을 추천한다. 웨이브의 오리지널 에스에프(SF) 기획 <에스에프에잇>(SF8)의 한 에피소드인 이 작품은 근미래의 한국에서 환경오염이 만든 계급을 넘는 사랑을 다룬다. 태어날 때 미세먼지에 대항할 수 있는 고가의 항체주사를 맞는 시(C) 집단, 주사를 맞지 못해서 30살까지만 살 수 있는 엔(N) 집단으로 나뉜 사회에서 이오는 자신을 시라고 믿고 살아왔으나 병원의 오류로 주사를 맞지 못했다는 사실을 통보받고 좌절한다. 이오가 영문학 수업에서 만난 조안은 엔이면서도 한정된 삶에 대한 두려움 없이 살아가는 자유로운 인물이고, 이오는 그런 조안에게 매료된다. 이 아름다운 드라마의 절정은 둘이 함께 준비한 과제, ‘센티멘털 저니’를 조안이 이오가 나타나지 않은 수업에서 발표하는 장면이다. “방향 없이 흘러가는 인생 속에서 만난 어떤 빛나는 순간, 비록 1분조차 되지 않는 찰나일지라도” 영원히 기억에 남는 얼굴, 감촉, 감정이 있다. <우주인 조안>은 그런 순간에 관한 이야기이다. 에스에프 단편을 여성 로맨스로 재탄생시킨 이윤정 감독의 섬세한 연출이 빛난다. (웨이브·1편·2020)

그 외 볼 만한 작품으로는 <유미의 세포들>(티빙), 한국 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 시즌3의 타이 리메이크 작품인 <아이 니드 로맨스>(넷플릭스) 등도 있다. 바깥세상이 아무리 혹독해도 마음만은 따뜻해질 수 있는 화면 속 친구들이다.

박현주 작가·드라마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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