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 아티스트 에미넘이 과거 ‘지티에이’ 시리즈 영화화 작업의 주인공으로 언급됐다. 셰이디레코드·록스타게임스 제공
비디오게임 제작사 록스타게임스의 대표작 ‘지티에이’(GTA·Grand Theft Auto) 시리즈 영화화는 팬들 사이에서 오랜 희망 사항이다. 하지만 첫 작품 출시 이후 20여년이 지나도 구체화 되지 않아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이야기가 도는 가운데, 힙합 아티스트 에미넘이 주인공인 영화 ‘지티에이’가 제작될 수 있었다는 내용이 전해졌다.
영국의 게임 디렉터 커크 유잉은 15일(현지시각) <비비시>(BBC) 팟캐스트 ‘버지 말론의 위대한 게임’에 출연해 “록스타게임스에서 근무할 때 ‘지티에이’ 영화화 제안을 수없이 많이 받았지만,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에미넘이 주인공인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커크 유잉은 팟캐스트에서 “지난 2001년 한 영화 제작자가 <탑건>을 연출한 토니 스콧 감독이 지휘하고 에미넘이 주인공인 영화 ‘지티에이’를 제작하고 싶다며 500만 달러(한화 약 66억2750만원)를 제안했다”고 전했다. 2001년은 ‘지티에이 3’가 출시된 해이자 에미넘이 영화 <8마일> 촬영을 마친 시기다.
이어 커크 유잉은 “영화화와 관련해 록스타게임스 창립자인 샘 하우저와 깊은 대화를 나눴지만 거절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게임 ‘지티에이’의 가치가 영화보다 커질 수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고 설명했다.
커크 유잉이 팟캐스트에서 설명한 시기 이후에도 ‘지티에이’의 영화화 가능성은 여러 차례 언급됐다. 하지만 단 한 번도 구체적인 내용이 드러나지는 않았다. 지난 2017년에는 록스타게임스 모회사 테이크투 인터랙티브의 최고경영자 스트라우스 젤닉이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회사가 보유한 비디오게임의 영상 작품화 자격을 취득했다”며 영화 제작에 대한 의욕적인 자세를 내비쳤지만, 이후 방향은 알려지지 않았다.
에미넘과 같은 소속사에 속한 닥터 드레는 ‘지티에이 온라인’ 이야기 주인공으로 직접 등장하기도 했다. 플레이어는 주어진 임무를 수행할 경우 닥터 드레와 에미넘이 함께 작업한 음악도 들을 수 있다. 록스타게임스 제공
비록 영화화는 진행되지 않았지만 ‘지티에이’ 시리즈는 샘 하우저의 바람대로 게임만의 가치를 증명했다. 전체 시리즈 누적 판매량은 2021년 8월 3억5000만장을 돌파했고, ‘지티에이 5’는 누적 판매량 1억6500만장을 기록해 비디오게임 역사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작품 2위에 올랐다. 누적 매출액 역시 30억 달러(한화 약 3조9780만원)로 전 세계 영화 박스오피스 1위인 <아바타>의 29억 달러(한화 약 3조8454만원)를 넘어섰다.
그렇다면 ‘지티에이’ 세계관 속에서 에미넘을 만날 가능성은 전혀 없는 걸까? 영화관 화면으로 볼 확률은 매우 낮지만, 게임 속에서는 간접적으로나마 가능하다. 지난해 ‘지티에이 온라인’에 공개된 새로운 콘텐츠 ‘청부 계약’ 속에서는 실존 인물이자 힙합 프로듀서인 닥터 드레가 캐릭터로 등장한다. 플레이어는 닥터 드레가 잃어버린 휴대폰을 되찾기 위한 임무를 진행해야 한다. 이 임무를 마치고 나면 닥터 드레와 에미넘이 함께 작업한 음원을 감상할 수 있다.
한편, 시리즈 최신작인 ‘지티에이 5’는 지난 2013년 9월 출시해 올해 9돌을 맞이했다. 전체 시리즈의 작품 출시연도 간격이 평균 1.7년인 것과 비교하면 가장 오랫동안 최신작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록스타게임스는 2월 공식 발표를 통해 차기작인 ‘지티에이 6’를 개발 중이다고 밝혔지만, 발매일 등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황인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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