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서울여성영화제(집행위원장 이혜경)가 4월6∼14일 서울 신촌 아트레온 극장에서 열린다. ‘여성의 눈으로 세상을 보자’는 기치를 내걸고 세계 여성영화의 최근 경향을 살펴보는 서울여성영화제에서는 올해 전세계 33개국 97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개막작은 영국의 킴 론지노토와 플로렌스 아이시 감독이 연출한 다큐멘터리 <법조계의 자매들>이다. 카메룬의 법정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통해, 아프리카 여성들의 용기와 희망, 변화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영화다.
7개 부문으로 나뉘어 열리는 영화제의 ‘알림판’ 역할을 하는 섹션은, 최근 2년 동안 세계 전역에서 여성감독이 제작한 우수한 작품들을 모아 상영하는 ‘새로운 물결’이다. 박찬옥, 방은진 등 한국 여성 감독들의 작품은 물론, 도리스 되리, 샹탈 아커만 등 거장들의 신작을 포함해 17개국 32편의 영화가 소개된다.
‘아프리카 특별전: 나의 아프리카들’에서는 한국에 소개된 적이 거의 없었던 아프리카의 여성영화들을 본격적으로 소개한다. 아프리카 여성영화의 대모로 불리는 세네갈 출신 사피 파이의 <셀베>를 비롯해, 1960년대 후반 이후 세네갈·부르키나파소·나이지리아·가나·남아프리카 공화국·튀니지 등 9개국에서 제작된 13편의 영화들을 만날 수 있다. 또 ‘한국영화 특별전: 여성, 민중, 코리안 뉴웨이브’에서는 1980년대 민중민족운동의 영향을 받은 한국영화를 가리키는 ‘코리안 뉴웨이브’를 당시 영화의 핵심 배우였던 ‘심혜진’을 통해 살펴본다. 이밖에 ‘페미니스트 다큐멘터리의 선구자들: 천 개의 목소리’, ‘감독 특별전: 마를린 호리스’, ‘여성영상 공동체’, ‘아시아 단편 경선’, ‘다큐멘터리 옥랑상 4기 수상작’ 등의 섹션이 마련됐다.
트로피와 상금이 주어지는 여성영화제의 유일한 경쟁부문인 ‘아시아 단편 경선’에는 14개국 229편의 지원작이 접수돼 역대 최다 출품을 기록했다. 영화배우 심혜진, 양현아 서울대 법대 교수, 이진숙 프로듀서, 홍콩아트센터 테레사 퀑 등이 심사위원으로 위촉됐다. 이밖에 ‘여성의 생식력을 둘러싼 국가와 문화권력: 가족계획에서 저출산까지, 국제 포럼 2006’, ‘쾌걸여담’ 등 국내·외 영화관계자와 관객들이 함께 참여하는 부대행사들도 마련됐다.
자세한 프로그램 소개 및 인터넷 예매는 홈페이지(www.wffis.or.kr)를 통해 찾아볼 수 있다. 현장 티켓 판매는 4월7∼14일 아트레온 2층 매표소에서 가능하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사진 서울여성영화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