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 걱정 없이 마음껏 찍었습니다”
전주국제영화제 ‘디지털 삼인삼색 2006: 여인들’을 연출한 3명의 감독이 29일 전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디지털 삼인삼색’은 감독 3명이 3편의 단편 디지털 영화를 만드는 전주영화제 간판 프로젝트. 올해는 카자흐스탄 다레잔 오미르바예프의 〈어바웃 러브〉, 싱가포르 에릭 쿠 〈휴일 없는 삶〉, 타이 펜엑 라타나루앙의 〈12시간20분〉이 제작됐다.
삼인삼색을 공개한 3명의 감독들은 디지털영화의 가능성과 장점에 주목했다. 디지털영화 작업은 처음이라는 다레잔 오미르바예프 감독은 “마음에 들 때까지 찍을 수 있어서 좋았다”며 경제성을 높이샀다. 에릭 쿠 감독은 “빛을 많이 필요로 하지 않고 신속하게 촬영할 수 있다”고 했고, 펜엑 라타나루앙은 “필름을 갈아끼우지 않아도 돼 연기흐름이 안 끊겨 좋았다”고 했다.
디지털영화의 한계도 지적됐다. 다레잔 감독은 “디지털 필름은 파노라마를 찍을 경우 카메라를 너무 빨리 움직이면 자연스러운 흐름이 끊기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이들 3편의 단편은 서로 다른 얘기를 하면서도 공통점이 엿보이는 탓에, ‘여인들’이라는 큰 제목이 붙었다. 안톤 체호프 소설을 영화화 한 〈어바웃 러브〉는 물리학 교수가 우연히 성공한 동창을 만나 그의 아내와 이뤄지지 않는 사랑에 빠지는 내용을 담고 있다. 〈휴일 없는 삶〉은 싱가포르에서 사회문제로 대두된 인도네시아 출신 가정부들 이야기를 ‘시티’라는 여성의 4년 세월을 통해 보여준다. 또 〈12시간20분〉은 공항에서 첫눈에 사랑에 빠진 남녀가 ‘12시간20분’ 동안 장거리 비행을 하며 미묘하고 섬세한 러브스토리를 만들어 가는 영화다.
이 영화는 8월 캐나다 로카르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할 예정이다.
글·사진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