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한국에 소개된 적이 거의 없는 ‘스위스 영화’들이 대거 국내 관객들과 만난다.
필름포럼과 서울시네마테크는 15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인사동 필름포럼(옛 허리우드극장)에서 ‘미지의 영화 대국 스위스-스위스 영화제’를 연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스위스 거장 감독들의 고전들은 물론, 스위스 영화의 최근 경향을 살펴볼 수 있는 신작까지 모두 20편의 영화가 소개된다.
먼저, 정치색 짙은 영화를 만들어 국제적으로도 널리 알려진 알랭 타네의 영화 3편이 눈에 띈다. 그의 대표적인 영화들 가운데서도 ‘1968년 이후 유럽에서 가장 중요한 영화 중 하나’로 꼽히는 <2000년에 25살이 되는 조나>(1976)가 상영된다. <2000년에…>는 1970년대 중반 조용한 제네바에서 살고 있는 운동권들의 모습을 그린 정치적 코미디 영화다. 이밖에 <샤를르를 찾아라>(1969) <백색도시>(1983)도 상영작 목록에 올라 있다.
스위스를 대표하는 또 한명의 감독인 다니엘 슈미트의 영화 3편도 이번 영화제를 찾았다. 다니엘 슈미트는 독특한 상상력과 모더니스트의 지성을 과시하는 영화를 만든 것으로 유명하며, 그의 대표작 가운데 <라 팔로마>(1974) <헤카테>(1982) <쓰여진 얼굴>(1995) 등이 선보인다.
이밖에 프랑스인으로 알려진 스위스 태생 감독 장 뤽 고다르와 미셀 슈터, 롤프 리시, 이브 예르신, 마커스 임호프, 프레디 M. 무러, 자비에르 콜러 등이 연출한 1960∼1990년대 영화들도 소개된다. 최근 영화로는 2003년 로카르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장 프랑소아 아미게의 <구름의 남쪽>, 스위스 쥬라 산맥의 겨울 풍경을 배경으로 미묘한 삶과 사랑의 이야기를 펼쳐보이는 그렉 지글린스키의 <어느 겨울> 등이 상영된다.
박상백 필름포럼 실장은 “스위스는 유럽에서도 영화 대국으로 불릴 만큼 영화의 역사가 오래되고, 질적 수준도 높은 나라”라며 “이번 영화제는 프랑스와 독일의 압도적인 영향을 입으면서도 독자적인 영화문화를 구축한 스위스의 영화들을 접할 수 있는 드문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www.filmforum.co.kr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사진 필름포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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