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죽는 대목서 울어 분위기 숙연했다”
배우 오달수(38)가 영화 '괴물'(제작 청어람)에서 괴물의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는 사실이 최근 밝혀진 가운데, 그가 더빙 과정에서 눈물까지 흘린 사실이 알려져 흥미를 끈다. 이 같은 사실은 '괴물'의 주인공인 송강호(39)가 귀띔했다.
송강호는 "녹음할 때 내가 옆에 있었는데 마지막 괴물이 죽는 장면에서 달수가 울었다. 그 모습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놀랐고 숙연해졌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목소리 연기라고 하지만 괴물이다보니 기괴한 소리를 내는 것 아니냐"라면서 "그런데도 달수는 어떤 연기 못지않게 몰입했고 급기야 죽는 장면에서는 완전히 괴물과 하나가 돼 울어버리더라"며 감탄했다.
송강호는 코믹한 이미지의 오달수가 괴물의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는 사실이 단순히 흥미 위주로만 알려지고 있는 것을 경계했다.
"달수가 괴물의 목소리 연기를 맡은 것은 정말 뜻하지 않게 성사됐어요. 봉준호 감독과 나, 달수가 우연히 술자리에서 만났고, 괴물의 목소리 때문에 골머리를 앓던 봉 감독이 즉석에서 달수에게 제안했더니 달수가 흔쾌히 응한 것이죠. 이러한 '캐스팅 비화'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괴물 목소리 연기를 장난스럽게만 받아들이는 것 같은데, 녹음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꼭 말하고 싶어요."
봉준호 감독은 영화의 주요 캐릭터인 괴물의 목소리를 단순히 기계음에 의존하는 것을 마뜩찮게 생각하던 차에 오달수를 히든 카드로 내세운 것.
송강호는 "사실 처음에는 내가 괴물 목소리를 하는 안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북치고 장구치는 느낌도 들지 않겠는가"라며 "무엇보다 달수가 아주 풍부한 감성을 갖고 있는 배우라 괴물 목소리 연기에 적역이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1일 스크린쿼터 원상회복을 위한 영화인 집회에 참석한 오달수는 이에 대해 "내가 괴물 목소리 연기를 한 것은 끝까지 비밀로 하려고 했는데 알려져 너무 쑥스럽다"며 얼굴을 붉혔다.
영화 '괴물'의 괴물은 양서류와 파충류의 돌연변이로 '반지의 제왕' 시리즈와 '킹콩'의 시각효과를 담당했던 뉴질랜드 웨타 워크숍과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호주 제작업체 존 콕스 기술팀이 만들어냈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 (서울=연합뉴스)
영화 '괴물'의 괴물은 양서류와 파충류의 돌연변이로 '반지의 제왕' 시리즈와 '킹콩'의 시각효과를 담당했던 뉴질랜드 웨타 워크숍과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호주 제작업체 존 콕스 기술팀이 만들어냈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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