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경삼림
왕자웨이의 ‘뮤비’ 같은 출세작
중경삼림(E 오후 2시40분) 왕자웨이(왕가위) 감독의 이름을 세계에 알린 출세작. <동사서독>을 만들다가 영감이 떠올라 두 달 만에 완성했다고 한다. <타락천사>와 더불어 가장 대중성 있는 작품이다. 뮤직비디오처럼 리듬감 있는 카메라 워크, 감각적인 대사는 당시 영화팬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으며, 마마스 앤 파파스의 1960년대 히트곡 <캘리포니아 드리밍>을 다시 히트시키기도 했다. 특유의 색감, 사물이나 인물을 빠르게 혹은 느리게 촬영하는 스텝 프린팅 기법, 카메라를 들고 찍는 핸드 헬드 기법이 더해져 독특한 시각적 효과를 선보였는데, 이후 비슷한 분위기의 아류작들이 수없이 양산됐다. 왕자웨이 자신도 자기복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게 만든 작품이기도 하다. 30대 초반의 량차오웨이(양조위)와 20대 후반의 진청우(금성무)가 실연의 아픔을 잊지 못하는 경찰로 나오고, 당시 절정의 인기를 누렸던 린칭샤(임청하)가 노랑머리 마약상으로 등장한다. 1994년 홍콩.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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