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고사
끝없이 충돌하는 체제와 현실
민경고사(E 밤 11시25분) 베이징의 한 경찰서를 배경으로 격동하는 중국 사회를 우스꽝스럽게 묘사한 블랙코미디. 실제 경찰관들이 주인공으로 출연한다. 전형적인 경찰영화로 시작하지만, 적은 악당들이 아니라 사회 시스템이라는 사실이 곧 밝혀진다. 닝잉 감독은 천안문 ‘피의 학살’에 대한 은유를 멀리 돌아서 표현하고 있다. 체제와 현실은 끝없이 충돌하며, 경찰들은 우스꽝스러운 법을 다루며 관료주의를 지키려고 애쓴다.
베이징의 한 마을, 경찰서 공안원들은 텔레비전에 나오는 미국 경찰들을 보며 부러워한다. 이 경찰서에 신참 경찰이 들어오고, 경찰서는 개에 물린 취객 탓에 엉망이 되고 만다.
경찰관들은 커다란 몽둥이를 휘두르며 개를 잡으려고 총출동한다. 개를 잡은 영웅들은 표창까지 받는다. 그러나 사건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점점 더 커져간다. 토리노영화제 그랑프리. 리지안, 왕리앙구이 출연. 1995년 중국.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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