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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추석은 짧아도 볼 영화는 많다

등록 2008-09-11 17:32

왼쪽부터 ‘28주 후’ ‘갓파쿠와 여름방학을’ ‘터질 거야’ ‘겟 썸’
왼쪽부터 ‘28주 후’ ‘갓파쿠와 여름방학을’ ‘터질 거야’ ‘겟 썸’
[한가위 특집]
골라보는 DVD·개봉작
안방 에서 유달리 짧은 연휴, 놀러 가기도 마땅찮다. 이럴 때 영화 디브이디만큼 쏠쏠한 아이템이 또 있을까? 영화평론가 김봉석씨가 갈래별로 볼 만한 디브이디를 추천한다.

■ 좋은 영화와 재밌는 영화 사이

코미디-<터질 거야>(감독 토마스 빌룸 옌센) 도저히 이해하기 난감한 예술영화를 보다가 열 받은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다면, 십분 공감할 수 있는 덴마크 영화. 아이들과 함께 <해리 포터>를 보러 갔던 토니는 표가 매진되어 어쩔 수 없이 예술영화를 보게 된다. 종잡을 수 없는 이야기는 물론 개까지 죽이는 기괴한 영화에 기겁한 토니는 환불을 요구한다. 극장이 거부하자 이번에는 볼터 감독에게 환불을 받으려고 소동을 일으킨다. 우여곡절 끝에 볼터의 영화제작에 개입할 수 있게 된 토니이지만, 문제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영화에 대한 지식이라곤 전무한 토니와 토니를 무시하지만 따라갈 수밖에 없는 볼터의 엉망진창 영화 만들기와 힘겨루기가 종횡무진 펼쳐진다. 대체 좋은 영화와 재미있는 영화는 누가 평가하고 결정하는 걸까? 사소하지만 영화를 보러 가는 관객이라면 한 번쯤은 생각해 봤을 질문에 대해, 대단히 기발한 방식으로 나름의 답을 제시하는 통쾌한 영화.

■ 뮤지컬 배우 꿈꾸는 농구 선수

뮤지컬-<하이 스쿨 뮤지컬 1, 2>(감독 케니 올테가) 디즈니 채널 역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고, 주제곡이 빌보드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잭 에프론과 바네사 허진스 등 출연 배우들이 인기 아이돌로 등극하는 등 미국의 젊은이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뮤지컬 드라마의 극장판. 농구부 주장인 트로이는 노래를 잘 부르는 가브리엘라를 만나 사랑에 빠지면서, 춤과 노래에 대한 열정을 새롭게 발견하고 전혀 다른 미래를 꿈꾸게 된다. <하이 스쿨 뮤지컬>의 스토리는 지금까지 늘 보았던 미국의 청춘물과 전혀 다르지 않다. 하지만 풋풋한 청춘의 순간을, 활기찬 노래와 춤을 통해서 본다는 것만으로도 <하이 스쿨 뮤지컬>은 흥미진진하다. 존 트래볼타와 올리비아 뉴튼 존의 <그리스>의 한 장면이라도 기억하고 있다면, 왜 지금 젊은이들이 <하이 스쿨 뮤지컬>에 열광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얼마 전 3편도 만들어졌다.


■ 종합격투기의 매력에 빠져봐

액션-<겟 썸>(감독 제프 워드로) 요즘 UFC와 드림 등 레슬링과 킥복싱을 합친 것 같은 종합격투기가 인기다. 종합격투기가 1970년대 한국 프로레슬링이 인기 있던 시절만큼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을까? 프로레슬링의 쇼맨십도 어느 정도 갖추고, 복싱과 무에타이의 격렬함을 조합한 종합격투기는 가장 원초적인 스포츠로서 호응을 받고 있다. <겟 썸>은 화끈한 종합격투기를 소재로 하면서, 학원물의 기본적인 스토리를 유지해 젊은 세대가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액션영화다. 싸움에 일가견이 있는 제이크는 플로리다로 전학을 오자마자 유명인이 된다. 제이크는 비밀리에 운영하는 파이트 클럽에 초대를 받게 되고, 제이크가 반한 바하의 남자친구이자 학교의 ‘짱’인 라이언과 대결을 벌이게 된다. 당연히 패배를 경험한 제이크는 수련을 거듭하여 재대결에 나선다.

■ 좀비굴이 된 영국을 구하라

스릴러-<28주 후>(감독 후안 카를로스 프레스나딜로) 분노 바이러스 때문에 문명의 종말을 맞은 미래를 보여준 <28일 후>의 속편. 대니 보일의 <28일 후>도 수작으로 평가를 받았지만, 속편 <28주 후>는 전편을 뛰어넘는 엄청난 묵시록을 보여준다. 분노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이 좀비로 변하여 모든 것이 파괴된 영국. 28주가 지난 후, 미국은 영국을 복원시키기 위해 진입 작전을 시작한다. 하지만 단순히 좀비들을 없애고 사람들을 집으로 돌려보내는 것으로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그들은 이미 회복될 수 없는 상처를 입었고, 분노 바이러스는 결코 사라지지 않았다. 종말을 눈앞에 두고 무력함에 질식해 버린 사람들의 공허한 눈동자가 결코 잊혀지지 않는다. 그리고 <28주 후>의 오프닝은 영화사에 길이 남을, 엄청나게 섬뜩하고 가슴 아픈 장면이다.

■ 요괴와 인간, 가족이 된다면?

애니메이션-<갓파쿠와 여름방학을>(감독 하라 게이치) 2007년 일본 최고의 애니메이션으로, 감히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이 주는 감동과 맞먹는다고 말할 수 있는 작품이다. 물에 사는 요괴 갓파가 200년 만에 깨어난다. 갓파를 집에 데리고 온 고이치는 ‘쿠’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가족으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는 않는다. 과거에 쿠의 아빠를 죽인 것은 인간이었고,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거짓말을 하는 존재 역시 인간이었다. 좋지 않은 기억을 지니고 있는 쿠이지만, 고이치의 가족과 함께 지내면서 조금씩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이해와 긍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갓파쿠와 여름방학을>은 단순하게 주제를 강변하는 것으로 흐르지 않는다. 추악한 현실을 인정하면서, 이 세상을 우리가 어떻게 만들어 가야 할 것인지를 따뜻하게 들려준다. 수채화풍의 그림이 인상적인, 반드시 온 가족이 함께 봐야 할 애니메이션.

김봉석/영화평론가


극장 에서 올 추석 극장가를 차례상에 비유하면, ‘대박 메뉴는 없지만 종류별로 골고루 차려낸 한 상’ 정도 될까. 액션, 코미디, 에스에프, 뮤지컬, 그리고 사극과 다큐까지, 입맛따라 골라잡을 수 있는 향연이다.

액션·코미디서 사극·다큐까지
취향대로 즐기는 장르의 향연

이번주 개봉 영화로는 한국 영화가 먼저 눈에 띈다. 김수로 주연의 코미디 <울학교 이티>는 10년 철밥통을 자랑하던 체육교사 천성근(김수로)이 강남 학부모들의 성화로 퇴출 위기에 몰렸다가 영어교사로 거듭나려고 노력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김수로 특유의 애드리브와 천성근의 수호천사로 출연한 교장 이한위의 코믹 연기가 빛난다. 학교가 입시학원으로 전락한 우리 교육 현실에 대한 풍자를 담고 있다.

소지섭, 강지환 주연의 <영화는 영화다>는 누아르풍의 액션영화이지만, 스타일보다는 드라마가 강한 작품이다. 배우가 되고 싶었던 깡패(소지섭)와 깡패 같은 배우(강지환)를 대립시켜 놓고, 영화와 현실이 서로 충돌하며 삼투압하는 풍경을 그려낸다. ‘봉 감독’ 역의 고창석은 감초 이상의 코믹 연기로 영화와 현실이라는 두 세계를 잇는 다리 구실을 한다.

오다기리 조 주연의 일본 영화 <텐텐>은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색다른 코미디다. 사채 빚에 쪼들리는 게으른 대학생(오다기리 조)과 대부회사 직원(미우라 도모카즈)이 도쿄 골목을 거니는 기이한 여행을 통해, 도시라는 공간이 생각보다 많은 추억과 따뜻함으로 채워져 있음을 깨닫게 한다. 희한하고 개성넘치는 등장인물이 골목에서 튀어나올 때마다 키득거리며 웃게 된다.

이와 함께 전세계에서 2천만부 이상 팔린 만화를 스크린으로 옮긴 일본 에스에프 영화 <20세기 소년-제1장 강림>, 니컬러스 케이지가 주연한 팽브러더스 감독(<디아이> 등)의 액션 영화 <방콕 데인저러스>, 아일랜드 전통음악 연주 그룹인 ‘두번째 달, 바드’의 아일랜드 기행을 카메라에 담은 다큐멘터리 <두 개의 눈을 가진 아일랜드>가 추석 극장가에 걸린다.

이달 초 개봉해 꾸준히 관객을 만나고 있는 영화로는 영국의 <비비시> 방송이 만든 환경 블록버스터 다큐멘터리 <지구>, <노다메 칸타빌레>의 에이타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일본 미스터리 멜로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 로커>가 있다. 다연발 로켓 화살 ‘신기전’으로 조선이 명나라를 물리친다는 내용의 사극 <신기전>과 뮤지컬 영화 <맘마미아>도 짧은 추석을 아쉬워하는 관객들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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