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련의 신부
‘킬빌’에 영감 준 프랑스 스릴러
비련의 신부(E 밤 11시35분)=엄청난 영화광이었던 프랑수아 트뤼포 감독의 장르 감성이 돋보이는 스릴러 영화. 쿠엔틴 타란티노가 <킬 빌>을 만들면서 참조했다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줄리(잔 모로)는 영화 시작부터 이유를 알 수 없는 살인 행각을 벌인다. 결혼식장에서 남편을 잃은 데 대한 복수극이라는 사실은 영화가 꽤 진행된 뒤에야 밝혀진다. 영화 속에서 줄리를 본 남자들은 순식간에 매혹당한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여배우인 잔 모로가 이 영화에 출연했을 때는 이미 마흔 살이 된 나이였지만 살인을 거듭하면서 계속 옷을 갈아입는 모습은 무척 매력적이다. 절제된 표정으로 옛 기억을 떠올리며 살인에 임하는 잔 모로는 종종 숭고해 보이기까지 한다. 고전적인 할리우드 필름 누아르 장르의 ‘팜 파탈’이 프랑스로 와서 어떻게 변모했는지를 지켜보는 것도 재미다. 트뤼포의 의도로 지극히 과장된 음악이 음산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1968년 프랑스.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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