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 차일드
야생에서 자란 아이의 운명
와일드 차일드(E 밤 11시35분) 누벨 바그의 기수인 프랑수아 트뤼포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
1798년 프랑스의 시골 숲에서 열매를 줍던 한 농부가 야생에서 자란 아이를 발견한다. 생포된 아이는 조사를 위해 장 이타르(프랑수아 트뤼포) 박사에게 보내진다. 그는 아이를 정상적인 사람으로 만들어보려고 하지만, 아이는 옛 습성을 버리지 못한다. 관객들은 영화의 결말에 이르러 이 영화가 단순한 보고서가 아니라 정상과 비정상, 제도와 교육의 경계라는 심화된 주제 의식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된다.
아이의 사회화 과정도 볼거리지만, 무엇보다 흥미로운 건 직접 주인공으로 등장한 프랑수아 트뤼포 감독이다. 불우한 유년 시절을 보낸 자신의 경험을 투영해, 그는 끝까지 아이가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헌신적으로 노력한다. 트뤼포의 열렬한 팬이었던 스티븐 스필버그는 <와일드 차일드>를 보고 나서 <미지와의 조우>에 그를 캐스팅했다고 한다. 1970년 작.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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