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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보이’ 때도 평가 엇갈려…황금종려상 ‘욕심’

등록 2009-05-18 08:01수정 2009-05-18 08:06

박찬욱 감독.
박찬욱 감독.
박찬욱 칸 현지 인터뷰
5년전 ‘촌놈’ 같았지만 지금은 아니야
경쟁자 화려해 상 못 받아도 핑계 충분
‘싸이보그…’ 뒤 친절하게 만들려 노력
덤덤한 반응보단 역겨워하는 게 나아
15일 오후 칸에서 만난 박찬욱 감독은 자신만만했다. 황금종려상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마제스틱호텔 해변 카페에서 만난 그는 영화 <박쥐>에 대한 엇갈리는 평가에 대해 예사롭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5년 전 (2등상에 해당하는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올드 보이> 때도 <르 필름 프랑세>의 별점은 낮았다”며 “그때도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 좋아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영화제 쪽의 대우가 5년 전과 달라진 게 있나.

“경쟁부문은 다 똑 같은 대우를 해준다. 5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 같고, 지금의 저나 (이번에 경쟁부문에 초청된 프랑스 누벨 바그의 거장) 알랭 레네도 똑 같은 대우를 받는다.”

-영화에 대한 반응을 <올드 보이> 때와 비교한다면.

“비슷하다. 그때도 <르 필름 프랑세> 별점은 낮았다. 그래도 인터뷰 요청은 많았다. 흥분한 기자들도 많이 있었고. 기자 회견 분위기가 진지했던 것도 그때와 비슷하다. 그때도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 좋아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래도 소감은 다를 것 같다.

“5년 전에는 무작정 상경한 촌놈 같은 느낌이었다. 당시 베를린 영화제를 가 본 적은 있었지만, 칸은 처음이었고, 오자마자 경쟁부문이었기 때문에 정신이 없었다. 칸은 베를린에 비해 격식도 많이 차리고, 마켓이다 뭐다 사람도 많아서 어리둥절했었다. 지금은 그렇지는 않다.”


-<박쥐>에 대한 한국에서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는데, 여기서도 그렇다.

“내가 세상 물정을 잘 모르고 살아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이번 영화를 친절하게 만들겠다고 결심했고, 또 그렇게 만들었다고 생각했다. <사이보그지만 괜찮아>가 워낙 불친절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고,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많이 들었으니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좋아할만한 영화를 만들려고 했다. 그런데 어떤 분들은 접속이 안 되서 당황해 하는 것 같다. 그런데 너무 싫다고 역겨워하는 분들이 싫지는 않다. 그 분들은 적어도 영화를 보고, 영화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것이니까. 내가 실망스러운 것은 오히려 그저 그렇다거나, 봐줄만하다는 쪽이다. 내가 던진 질문에 대해 격렬하게 반응하는 건 괜찮지만, 덤덤한 반응들을 보고 고민을 많이 했다.”

 박찬욱 감독(왼쪽에서 두번째)이 15일(현지시각) <박쥐>의 공식시사회에 앞서 신하균, 김해숙, 송강호, 김옥빈(왼쪽부터)과 함께 카메라 앞에 섰다.(위) 박 감독이 박쥐에 출연한 송강호, 김옥빈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아래)  칸/신화 AP 연합
박찬욱 감독(왼쪽에서 두번째)이 15일(현지시각) <박쥐>의 공식시사회에 앞서 신하균, 김해숙, 송강호, 김옥빈(왼쪽부터)과 함께 카메라 앞에 섰다.(위) 박 감독이 박쥐에 출연한 송강호, 김옥빈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아래) 칸/신화 AP 연합

-황금종려상에 대한 욕심이 있나.

“욕심은 물론 있다. 경쟁 감독들의 이름이 하도 화려해서 참가한 것만으로도 상을 받은 것 같다고 얘기한 적이 있는데, 상을 못 받아도 핑계는 충분하다. 나는 무슨 일을 하든, 잘 안 될 때를 대비해서 항상 핑곗거리를 만들어 놓는 편이다. 그런 면에서 영화 속 상현(송강호)과 비슷하다.”

-뱀파이어는 서양인들이 좋아하는 소재다. 해외 영화제용 영화를 만든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영화제가 밥 먹여주는 거 아니다. 영화제에 참가한다고 해서 내 가족이나 배우, 투자자들에게 보답이 되는 것은 별로 없다. 그런 생각해본 적 없다. 너무 황당한 생각이다.”

-칸 영화제에 초청받으면 다음 영화 투자도 잘 받을 수 있고, 판권도 잘 팔리지 않나.

“뱀파이어는, 잘만 만들면 어느나라나 항상 흥행할 수 있는 소재다. <박쥐>에 대한 개봉 전의 기대를 생각해보면, 한국에서도 상업적 가능성이 있는 기획이었다. 상업영화로서, 잘 만든 오락영화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만들었다. 독특한 오락영화를 만들려고 했다. 상업영화 치고는 아슬아슬한 경계까지 가보려 한 측면도 있다. 그런 리스키한(상업적 위험성이 있는) 영화들이 수혈(투자)이 잘 되게 하는 게 (한국 영화계에) 굉장히 중요하다. 유니버설 투자를 이끌어낸 것은 이런 맥락이다. 물론 영화제에서 상을 받는다면 수출에 도움이 되기는 한다.

-다음 영화는?

“생활 밀착형 영화를 만들겠다는 막연한 욕망을 갖고 있다. 물론 넓게 보면 스릴러이겠지만.”

칸/이재성 기자 san@hani.co.kr, 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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