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언노운 우먼’
영화 ‘언노운 우먼’
‘시네마 천국’ 두 거장 연출-음악 맡아
‘시네마 천국’ 두 거장 연출-음악 맡아
새 영화 <언노운 우먼>은 ‘정체 모를 여자’ 이레나의 과거를 한 꺼풀씩 벗겨나가면서, 이 여자가 이상한 행동을 하는 이유를 알아내야 하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우크라이나 출신의 이레나(크세니야 라포포트)는 이탈리아의 한 도시에 내려 일자리를 찾는다. 그냥 일자리를 찾는 게 아니라, 특정한 집을 노린다. 테아라는 이름의 어린 딸을 가진 아다처 부부의 집. 이레나는 이 집에 들어가려고 기존의 가정부를 없애려는 시도까지 한다. 기를 쓰고 이 집에 들어가려는 이유는 이레나의 과거와 관련이 있다.
중간중간 속사포처럼 끼어드는 플래시백(필름의 다른 장면들을 잇대어 보여주는 영화 기법)은 이레나가 한때 몸을 파는 여성이었으며, 좋아하는 남자가 있었지만 포주가 방해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그러나 단서들을 한꺼번에 주지 않는다. 주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은 이렇게 제안하는 것 같다. ‘내가 아는 사실을 한 조각씩 보여줄 테니, 영화의 어느 시점에서 당신이 퍼즐을 완성할 수 있을지 내기해보자’고.
감독의 제안을 기꺼이 받아들일 자세가 돼 있는 호의적인 관객이라면 끝까지 재미있는 여행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게임이 탐탁지 않은 관객이라면 단순한 이야기를 복잡하게 헝클어놓았다고 불평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악마 같은 포주는 어떻게 되살아났을까, 이레나가 훔친 포주의 돈은 어디로 갔을까, 테아와 이레나의 진짜 관계는 무엇일까 등 질문이 꼬리를 문다면 영화를 재미있게 본 쪽에 속할 것이다.
<시네마 천국>을 시작으로 주세페 토르나토레와 8번째 앙상블을 이룬 엔니오 모리코네의 화려한 현악기 선율이 긴장감을 높이는 데 중요한 구실을 한다. 7월 2일 개봉.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사진 세종커뮤니케이션스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