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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방황하는 관객들 ‘장르영화’ 축제 유혹

등록 2009-07-01 19:58수정 2009-07-01 20:45

〈좀비습격〉
〈좀비습격〉
공포·스릴러·액션·코미디·멜로까지 201편




부천영화제 뭐부터 볼까

‘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영화들은 왠지 무겁고 어려울 것 같아서….’ 이런 분들도 주목하시라. 재미를 최우선적으로 추구하는 ‘장르영화’ 축제가 찾아온다. 오는 16~26일 열리는 부천 국제판타스틱영화제다. 공포, 스릴러, 판타지, 액션, 코미디, 에스에프, 멜로 등 없는 장르가 없다. 극장에서 에어컨 바람 쐬며 그보다 더 시원한 쾌감으로 한여름 무더위를 날려보자.

16일부터…스페인 작품등 색다른 재미
한국 좀비 영화의 새발견 ‘이웃집 좀비’
‘주온’ 시리즈 연속 상영등 특별전 눈길

■ 뭘 볼지 막막하다면 모두 201편이나 되는 영화들 가운데서 뭘 볼지 고르기는 쉽지 않다. 이럴 땐 상영작을 선정한 프로그래머들의 추천을 따라가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장편 경쟁 부문에선 세 편을 추천했다. 사람의 영혼이 자유롭게 옮겨다닐 수 있다는 발칙한 상상력에서 출발한 블랙코미디 <영혼을 빌려드립니다>, 독일에서 실제 일어났던 미해결 연쇄살인사건을 바탕으로 만든 스릴러 <카이펙 머더>, 우연히 특권층 파티에 초대되어 살인 게임에 말려드는 가난한 젊은이들을 다룬 대만 최초의 사지 절단(슬래셔) 영화 <인비테이션 온리> 등이다.


〈주온1〉
〈주온1〉
국내에선 좀처럼 만나기 힘든 나라에서 온 추천작도 있다. 좀비 군단에 맞서는 인터폴 요원들과 죄수들의 한판 승부를 그린 <좀비 습격>은 세르비아 영화다. 가방을 둘러싼 갱과 킬러의 쫓고 쫓기는 혈전을 담은 ‘타란티노식’ 액션물 <베르수스>와 살인을 놀이처럼 즐기는 여주인공의, 적당히 야하고 어처구니없이 웃기며 황당하게 무서운 ‘에스에프 코믹 호러 스릴러’ <섹시 킬러>는 스페인 영화다.

온가족이 볼 수 있는 추천작으로는, 가족간 사랑을 되찾는 내용의 따뜻한 인도 영화 <유브라즈>와 지난 2월 일본 유바리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일본 독립 영화 <거기엔 래퍼가 없다>가 있다.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은 티브이 애니메이션 <나루토>의 극장판인 <나루토 질풍전 극장판 3기>, <반지의 제왕>의 특수 효과로 유명한 스튜디오 ‘웨타’가 참여한 에스에프 액션 어드벤처 <볼케이노 트윈의 모험>도 가족용 추천작이다.

■ 한국영화 기대주 만나려면 주류영화를 위협하는 독립 영화의 열풍은 이곳에서도 거세다.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한국 좀비영화의 새로운 발견’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웃집 좀비>. 오영두, 류훈, 홍영근, 장윤정 등 감독 4명이 촬영과 연출, 연기까지 번갈아 맡아가며 2천만원이라는 초저예산으로 만든 옴니버스 영화다. 한국 영화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좀비 캐릭터를 소재주의 안에 가두지 않고 그 본질 속으로 들어가 ‘나와 다른 타인과의 관계 맺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쁜 놈이 더 잘 잔다〉
〈나쁜 놈이 더 잘 잔다〉
‘코믹 비급 호러’를 표방하며 기존 한국 공포 영화의 구조를 뒤엎는 <노르웨이의 숲>도 눈여겨볼 만하다. 진지하고 무섭기만 한 기존 공포물과 달리 비급 호러의 세계에선 모든 공포의 대상이 가볍고 웃기다. 증거 인멸을 위해 주검을 감추려던 건달 2명이 숲에서 이를 잃어버리면서 겪는 소동이 발칙한 웃음을 선사한다. 노진수 감독은 이 영화에 이어 <노르웨이 호텔> <노르웨이 병원>까지 ‘노르웨이 3부작’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드라마 <은실이>의 전혜진이 주연을 맡은 <블러디 쉐이크>는 독특한 이야기 구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얽히고설킨 주인공 7명과 5가지 이야기가 맞물리면서 인간 내면에 잠재된 악을 조망한다. 김흥수와 조안이 출연하는 <나쁜 놈이 더 잘 잔다>는 인생 역전을 꿈꾸는 청년들의 총기 강도 행각을 그린 영화다. 최근 청년 실업률 증가와 묘하게 맞물리며 사회적 울림을 자아낸다. <불타는 내마음>은 짝사랑하던 여자와 연애를 시작하지만 취업난과 탈모로 고민하는 주인공을 통해 열정 하나로 모든 걸 뛰어넘을 것만 같은 20대가 현실에서 겪는 어려움을 조명한다.

■ 한 우물만 파고 싶다면 특별한 뭔가에 집중하고 싶다면 특별전이 제격이다. ‘판타스틱 감독백서: 그들만의 뱀파이어’ 특별전에서는 뱀파이어와 사랑에 빠진 거장 감독들의 작품을 모았다. 조엘 슈마허 감독의 <로스트 보이>,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박쥐성의 무도회>, 비급 호러의 거장 토브 후퍼 감독의 <뱀파이어>, 박찬욱 감독의 <박쥐> 등을 상영한다.

올해로 10돌을 맞은 공포 영화 시리즈 특별전도 마련된다. 일본 공포 영화 흐름에 물꼬를 트고 아시아 전역의 공포 영화에 영향을 끼친 시미즈 다카시 감독의 <주온> 시리즈가 그 하나다. 비디오판 1·2편과 극장판 1·2편을 모두 상영한다. 일본에 <주온>이 있다면 한국에는 <여고괴담>이 있다. 숱한 신인 감독과 여배우를 배출한 이 시리즈의 성과를 기억하고 축하하는 자리다. 1편부터 최근 개봉한 5편 <…동반자살>까지 선보인다.

모든 상영작은 영화제 누리집(www.pifan.com)에서 예매가 가능하다. 주최 쪽은 국철 송내역과 상영관을 오가는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또 밤늦게까지 영화를 보고 서울로 돌아가려는 관객들을 위해 밤 11시30분 출발하는 서울 광화문·강남역행 심야 특별운행 버스(1000원)를 마련한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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