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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시’ 각본, 영진위에선 ‘빵점’ 매겼다

등록 2010-05-24 19:19수정 2010-10-29 11:01

지원공모서 두번 탈락…‘참여정부 장관’ 감독작 배제 의혹
칸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은 이창동 감독의 <시>는 정작 국내에선 시나리오 수준이 낮다며 영화진흥위원회 제작지원 공모에선 두차례나 떨어진 영화였다. 지난해 영진위 지원사업 응모에서 한 심사위원에게 ‘0점’을 맞는 수모까지 겪었다. 이번에 <시>가 시나리오의 힘을 인정받아 세계 최고 권위의 칸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하면서 많은 네티즌들은 한국과 외국의 전혀 다른 평가에 대해 의아해하며 당시 영진위의 심사에 비난과 조롱을 퍼부어대고 있다.

<시>는 지난해 7월 영진위의 마스터영화제작 지원사업 첫 공모에서 평점 평균 70점을 넘겨야 하는 항목을 충족시키지 못해 과락으로 떨어졌다. 한 심사위원이 ‘<시> 시나리오가 각본의 포맷이 아니라 소설 같은 형식’이라는 이유로 0점을 준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심사 규정상 당시 심사위원은 밝혀지지 않았다. 이어 <시>는 지난해 말 2차 마스터영화제작 지원사업에서도 다시 떨어졌다.

영진위의 마스터영화제작 지원사업은 “한국을 대표하는 감독의 국제적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도모하는 한편, 국제 경쟁력을 인정받은 영화감독의 제작 프로젝트 지원을 통해 영화제작을 활성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선정작을 뽑아 6억원을 지원한다. 국제 경쟁력을 인정받은 감독을 중시하는 규정에도 불구하고 세계적 명성을 얻은 이창동 감독을 비롯한 여러 감독들을 탈락시켜 당시 영화계에서 뒷말이 무성했다. 영진위가 참여정부의 문화관광부 장관을 지낸 이 감독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영진위가 시나리오가 나쁘다고 지원을 안 해 준 <시>가 시나리오로 최고 영화제 상을 받은 건, 결국 최근 영진위 지원심사가 얼마나 엉터리이고 난맥상인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며 “이번 <시>의 칸 영화제 각본상 수상은 한국 영화의 쾌거이자 한국 영진위의 대망신”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시>의 지원 탈락 등 정치적 경향이 강한 결정을 거듭해 ‘우파 영화 몰아주기’ 논란을 빚고 있는 조희문 영진위원장은 이번 칸영화제를 방문한 동안 <하녀> 시사회에만 참석하고 <시>는 보지 않고 돌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조 위원장은 칸 출장 기간에 독립영화 제작 지원 심사위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특정 작품을 선정하라는 압력을 넣은 사실이 드러나자 19일 급거 귀국했다. 영진위 관계자는 “조 위원장이 <시>가 이창동 감독 작품이라 안 본 것이 아니라 일정이 맞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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