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내 첫사랑을 너에게 바친다>
일본 영화 ‘…너에게 바친다’
‘시한부 인생’ 둘러싼 청춘물
아오키의 동명 만화가 원작
‘시한부 인생’ 둘러싼 청춘물
아오키의 동명 만화가 원작
다쿠마(왼쪽)가 동갑내기 여자친구 마유(오른쪽)를 만난 곳은 병원이다. 다쿠마는 환자여서, 마유는 아빠가 의사여서 병원은 놀이터와 다름없다. 8살 꼬맹이들은 만나자마자 떨어질 수 없는 운명의 끈으로 묶여있음을 알아본다. 다쿠마는 선천성 심장병을 앓고 있다. 마유의 아버지가 내린 사형선고 같은 진단에 다쿠마의 부모는 절망한다. 스무살까지밖에 살 수 없다는 진단. 철없는 8살 아이여도 마유 역시 좋아하는 친구의 슬픈 운명에 충격을 받는다. 그래서 덧없는 미래를 향해 새끼손가락을 건다. “우리 어른이 되면, 결혼하자”는 약속이다.
중학생이 된 그들. 여전히 붙어다닌다. 긴 머리 귀여운 소녀로 자라난 마유는 여전히 다쿠마에게 적극적이다. 환자임이 무색할 만큼 훤칠하게 자란 다쿠마는 운동 말고는 다 잘하는 똑똑한 학생. 마유의 마음을 잘 알고 있지만, 한켠에선 미안한 마음이 커가고 있다. 죽음을 지척에 둔 다쿠마는 마유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헤어질 준비를 하기 위해 기숙사가 있는 사립 명문 시도고교에 지원하고 합격한다. 마유는? 공부 말고는 다 잘한 마유 역시 다쿠마의 지원 학교를 알아채고 속성 과외를 거쳐 같은 학교에 입학한다. 고교 시절 다쿠마와 마유의 사랑은 더욱 깊어진다.
<내 첫사랑을 너에게 바친다>는 아오키 고토미의 동명 만화가 원작이다. 시한부 질병을 앓는 이의 러브스토리는 너무 많이 다뤄졌을 뿐 아니라 처음부터 결말이 보인다. 너무도 뻔한 예상이 영화 속에선 현실이 될 정도로 전형적이다. 두서너 차례의 작은 반전조차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을 만큼 속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그럼에도 이런 뻔함이 외려 이 영화의 감상 포인트다. 첫사랑에 빠진 젊은이들의 귀결이 어떠할지 번연히 내다보면서도 그들을 향하는 타인의 시선은 얼마나 아슬아슬 불안하고 간질간질 즐거운가. 또 가슴 한켠이 저릿저릿하지 않은가. 이 영화의 목표 관객은 그래서 주로 10~20대 젊은 여성층이다. 실제로 지난해 일본 개봉 당시 10~20대 여성의 절대적 지지가 쏟아지며 120만 관객을 동원했다고 한다.
여자 주인공 마유는 <꽃보다 남자>에 나온 이노우에 마오가 맡았다. 깜찍하게 생긴 이노우에는 한국판에서 금잔디(구혜선)에 해당하는 쓰쿠시를 연기하며 스타로 떠올랐다. 다쿠마 역의 오카다 마사키 또한 드라마 <오토멘> 시리즈에 출연하며 최근 가장 잘 팔리는 유망주다. 신조 다케히코 감독은 일본 드라마 <아르제논에게 꽃다발을>을 연출했다. 5일 개봉. 15살 이상 관람가.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사진 영화공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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