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초겨울의 영화제들
이달말~12월까지 다양하게 이어져
부산국제영화제가 막을 내렸지만 영화팬들의 아쉬움을 달래줄 영화제가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늦가을·초겨울을 따뜻하게 해줄 영화잔치들은 11월 초에 집중적으로 펼쳐지고 빛깔도 각양각색, 규모도 다양하다. 잔치판은 주로 서울이고 멀어야 경기권이다.
가장 먼저는 이달 27일 막을 올리는 서울국제가족영상축제. 서울 송파구 일대에서 가족영화를 위주로 행사가 진행된다. 올해 행사의 특징은 무엇보다 세대별로 영화를 구분해 섹션화했다는 점이다. 이밖에 미국 외에 영국·핀란드 등에서 만들어진 3디(D) 영화가 상영되고 유니버셜 스튜디오 재개관을 기념해 특별제작된 <킹콩 360 3디> 제작 과정이 소개되는 점도 이채롭다.
연이어 28일부턴 국립과천과학관에서 과천국제에스에프(SF)영상축제가 열린다. 올해부터 영화제에서 영상축제로 이름을 바꿨다. 에스에프영화 상영을 비롯해 세계에서 다섯번째로 큰 천체영화관에서의 시간여행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11월4일 시작되는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는 올해 8회를 맞는 국내 유일의 국제경쟁 단편영화제다. 단편영화의 대중화와 단편 배급의 장을 자임해온 이 영화제는 올해 배창호 감독이 심사위원장을 맡아 화제가 되고 있다. 서울 신문로 씨네큐브 광화문에서 진행된다.
이른바 일본산 ‘핑크영화’를 주로 여성들을 대상으로 틀어온 핑크영화제는 11월5일부터 서울 씨너스이수와 파주 씨너스이채에서 펼쳐진다. 핑크영화란 일본의 독특한 제작 환경에서 만들어진 이른바 ‘에로영화’. 일본에선 50여년 사이, 제작비 300만엔, 촬영기간 3~5일, 35㎜ 필름, 베드신 4~5회, 러닝타임 60분이라는 ‘핑크영화룰’이라는 게 만들어질 정도로 이 장르영화의 역사가 깊다. 4회째인 올해는 지금까지 금남의 잔치에서 벗어나 남성들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서울국제초단편영상제도 11월5일 개막한다. 단편보다도 더 짧은 3분 안팎의 작품들이 구로구 일대 영화관과 2호선 지하철, 인터넷포털 다음 등에서 소개된다. 길이보다 더 특징적인 것은 프로와 아마추어의 구분이 무의미하다는 점. 초단편이기에 누구나 감독이 가능하다. 신태라 감독 등의 3디 초단편, 윤태호 만화가가 디에스엘아르(DSLR) 카메라로 찍은 작품 등이 관심을 끌고 있다. 배우 구혜선씨도 초단편 작품을 출품한다.
11월11일엔 서울국제건축영화제가 서울 이화여대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열린다. 건축 관련 유명인사를 다루거나 유명 건축물이 소재나 배경인 다큐, 극영화 등이 주로 소개된다.
7회째인 메가박스일본영화제는 11월17일 개최된다. 젊은이들의 관심을 끌도록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메가박스 신촌으로 영화제 장소를 바꿨다. 올해는 ‘저패니메이션의 모든 것’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일본 애니메이션을 다양하게 준비했다. <아톰>부터 <도쿄 매그니튜드 8.0>까지 고전과 최신작을 고루 만나볼 수 있다.
12월로 넘어가면 9일부터 서울독립영화제가 올해의 마지막 영화잔치를 장식할 예정이다. 36회의 긴 역사를 자랑하는 독립영화제의 올해 슬로건은 ‘毒(독)립영화 맛좀 볼래’다. 출품작들 소재를 안 봐도 슬로건이 이해될 듯하다. 올해 작품들의 주된 소재는 88만원 세대, 이주노동자, 소수자, 용산문제 등이다. 강력한 독립영화들은 서울 마포구 상암씨지브이(CGV)에서 판을 펼친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12월로 넘어가면 9일부터 서울독립영화제가 올해의 마지막 영화잔치를 장식할 예정이다. 36회의 긴 역사를 자랑하는 독립영화제의 올해 슬로건은 ‘毒(독)립영화 맛좀 볼래’다. 출품작들 소재를 안 봐도 슬로건이 이해될 듯하다. 올해 작품들의 주된 소재는 88만원 세대, 이주노동자, 소수자, 용산문제 등이다. 강력한 독립영화들은 서울 마포구 상암씨지브이(CGV)에서 판을 펼친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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